27일 첫날 휴진율 20~40%…예약 취소·연기 환자 속속, 필수진료는 유지
연세의대 비대위 "대정부 협상? 없다…그저 정부가 제자들과 소통 나서길"
세브란스 병원 등 연세의료원 교수들이 기한 없는 휴진을 시작한 27일, 세브란스 병원은 빅5 병원이라는 위치를 생각했을 때 한산한 모습이었다. 비교적 경증 환자들은 진료가 연기됐으며, 뇌신경센터 등 일부 진료과는 환자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인 26일 무기한 휴진 실행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27일 휴진에 돌입했다.
비대위는 지난 12일 휴진을 결의했는데, 투표 결과 72.2%(735명 중 531명)의 교수들이 휴진 동참 의사를 밝혔다.
비대위는 "각자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강요 없는 자발적 휴진임을 강조했다. 또 입원·응급·중증환자 등 필수적인 진료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27일 오전 세브란스 병원 현장은 진료과마다 차이를 보였다.
특히 뇌신경센터는 오전 진료가 한창일 오전 10시~11시경에도 환자가 거의 없었다. 실제로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에 예약한 환자들이 속속 진료일이 변경됐다는 토로가 잇따랐다. 휴진일 전으로 진료를 앞당겨, 휴진일 직전에는 진료 대기가 상당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초음파 검사가 불가능해 진료를 8월로 미뤄야 한다는 이야기도 환자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의 초음파 검사실 대부분 불이 꺼져있었다.
반면 암병원은 외래 진료에 비해 환자가 조금 더 많은 모습이었다.
출산을 앞두고 세브란스병원을 내원한 30대 환자 A씨는 "세브란스병원을 오래 다녔는데, 지난 4월 말 휴진 때보다도 오늘이 좀 더 한산한 것 같다"며 "휴진한다는 얘기가 계속 들려올 때면 불안하지만, 분만이나 필수적인 건 유지한다니 안심된다. 암병원 환자들은 휴진하는지도 모른다더라"고 심경을 말했다.
이날 세브란스 병원 측에서 밝힌 휴진율은 20%다. 안석균 연세의대 비대위원장은 "교수 개인 의사에 따른 휴진이기에 별도로 휴진율을 집계하지 않았다"면서도 "(교수들로부터) 전해들은 대략적인 휴진율은 30~40%였다"고 말했다.
안석균 비대위원장은 "휴진에 들어간 병원도 그렇지 않은 병원도, 각자 병원과 진료상 사정이 있을 뿐 교수들의 마음은 매한가지"라고 짚었다. 이어 "세브란스 교수들의 휴진은 요구사항이 있거나 협상을 위해서가 아니다. 연세의대 교수로서 전문가의 양심에 따라 선택한 것"이라며 "정부가 소통해야 할 상대는 전공의와 학생이다. 휴진 역시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고, 전공의·학생과 전향적인 태도로 소통에 나서기를 촉구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환자들의 불편과 불안에 대해서는 "무겁게 받아들여 환자를 보호하는 의료제도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