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여부를 확인 위해 추가 확진검사 필요…질병청 "검사비 지원 방안 마련"
조기 발견·치료 중증간질환 부담 줄여…김윤준 이사장 "진단 시 곧바로 치료해야"
대한간학회는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소식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2030 바이러스 간염 퇴치 인증 목표 달성을 가능케 하는 훌륭한 결정"이라며 "국내 C형 간염 퇴치의 길 열렸다"고 환영했다.
국가건강검진위원회(위원장 보건복지부 2차관)는 3일 제2차 회의를 열어 국가건강검진에 C형 간염 항체검사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2025년부터 만 56세(2025년 기준 1969년생) 국민은 국가건강검진 시 C형 간염 항체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간학회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 완치의 길로 이끌어 이들이 간경변증·간암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김윤준 간학회 이사장은 "C형 간염은 조기발견도 중요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를 간과하기 쉬운 질병"이라면서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C형 간염 진단 시 곧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형 간염은 혈액으로 전파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간경변증·간암 등 만성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간암은 경제 활동이 활발한 40∼50대 암종별 사망원인 1위로 국가적인 인력 손실은 물론 가정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학회가 국내 간암 원인 질환을 분석한 결과, B형 간염 61%, C형 간염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2015년 기준으로 134만명이 B형·C형 간염 관련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 등으로 사망하자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2015년 대비 간염 발생률 80%, 사망률 65%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 인증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의 C형 간염 지표는 WHO 통계와 상당한 차이를 보여 퇴치가 어려운 국가로 분류됐다.
김인희 간학회 의료정책이사는 "바이러스간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감염으로 진행 후 간경변증·간암 등 중증 간질환을 초래한다"면서 "C형간염은 무증상 감염이 대부분(약 70∼80%)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고, 경구용 치료제 8∼12주 투여 시 98∼99%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 치료함으로써 중증 간질환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감염원을 제거해 C형간염 전파 확산을 막는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B형 간염 검진은 만 40세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 관리 중이나 C형 간염은 제외하고 있어 간장학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검진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대한간학회(이사장 김윤준·서울의대)와 한국간재단(이사장 서동진·서울의대)은 대국민 계몽 및 홍보 캠페인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렸다. 대한간학회는 질병관리청과 바이러스 간염 퇴치를 위한 정책 연구 사업을 통해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근거를 제시했다.
질병관리청은 20123년 3월 '2023~2027년 제1차 바이러스 간염(B형, C형)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 2027년까지 바이러스 간염 사망률 40% 감소를 목표로 제시하고, 능동적 전주기(예방-진단-치료) 간염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국가건강검진 내 C형 간염 검사 도입으로 우리나라에서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대국민 홍보 강화·임상진료지침 개발·고위험군 대상 검진 및 치료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C형 간염이 홍역·풍진·폴리오에 이어 4번째 퇴치 감염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이번에 도입한 C형 간염 항체검사는 선별검사로서 검사결과가 양성이라 할지라도 'C형 간염 환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별도의 확진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선별검사 양성자가 확진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