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마련, 구체적 정책 계획 없는데…전공의가 뭘 보고 돌아오나"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최선책은 즉시 중단" 복지부 장관에 촉구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 결원을 확정하라 통보한 것을 두고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방적인 정책 강행에 절망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여전히 일방적인 조치로 인해 마음을 돌릴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확정 시한인 15일 오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의료정책 결정과정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진료공백 해소를 위해서는 시한을 정하고 전공의를 압박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투명한 정책결정과정을 수립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사직 전공의들에게 복귀와 사직 의사를 묻고 15일 정오까지 하반기 결원을 집계하라는 공문을 수련병원에 발송했다. 하반기 모집을 통해 전공의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교수 비대위는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건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항의 표시였다"며 "그 정책이 바뀌지 않았고, 정책결정과정 역시 여전히 일방적이고 불투명하다. 전공의들의 절망이 여전한데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로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전공의 사직 사태와 진료 공백의 원인을 "정부가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2020 의정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의정합의에 따라 정책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결정됐다면 진료공백 또한 없었을 것이란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정책 개선안에도 회의감을 나타냈다.
전문의 중심 병원 등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당장 2025학년도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을 상황이고 구조조정과 수익 감소가 필연적인 상급종합병원이나 국민·환자에게 동의를 얻지도 않았는데 '말만으로는' 개선될거라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 약속 또한 "당장 비상진료체계를 위한 재정조차 마련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실제 전공의의 복귀율이 극히 적을 거란 전망도 나왔다. 비대위의 한세원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사직 전공의의 95%가량은 사직이나 복귀 의사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잘못된 진단이나 치료로 부작용이 심할 때 최선의 방안은 멈추는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한편 15일 정오까지 사직이나 복귀 의사가 확인되지 않는 전공의를 일괄로 사직 처리하는 방안과 관련해, 강희경 비대위원장(서울대병원 소아신장분과)은 "당사자 의견을 확인하지 않고 일괄 사직하는 조처를 설마 병원이나 정부가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