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위원장 "내가 전공의라도 9월 모집 지원 안 해"

박주민 위원장 "내가 전공의라도 9월 모집 지원 안 해"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7.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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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박주민 "왜 전공의 사직일을 정부가 강요하나"
소병훈 의원 "돈키호테도 아니고 한방에 2천명 말 되나?"
조규홍 장관 "2월 수리, 현장 의견인지도 모르겠다" 입장 고수

박주민 국회 <span class='searchWord'>보건복지위원장</span> ⓒ의협신문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의협신문

전공의 사직일을 6월 4일로 고집하고 있는 것은 현장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는 국회 비판이 나왔다.

일부 수련병원들이 2월 사직 수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데도 정부가 사직일을 6월로 못박는 것은 전공의 '갈라치기' 의도가 아니냐는 반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전공의 사직일 관련 질의에 나섰다.

서 의원은 "전공의나 학교가 2월로 사직서 수리를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데 왜 정부가 6월 4일 이후로 강행하고 있느냐"며 "전공의를 갈라치기하기 위한 시도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순천향대학교천안병원은 전공의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2월달로 사직서를 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병원의 결정은 많은 의료인의 지지를 받았는데 국회는 이를 현장의 요구라고 판단한 것.

사직 수리일을 6월로 하면 내년 9월이 돼서야 사직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다. 7월까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당장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할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서영석 의원은 "전공의들이 2월 사직 수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내년 3월 복귀에 대한 문호를 열기 위한 것이라고 보인다"며 "정부안을 강행할 경우, 전공의들은 내년 9월에야 복귀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고 꼬집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제가 이번에 복귀하지 않은 흉부외과 전공의라면 9월 재모집에서 흉부외과로 다시 신청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지방에 계셨던 분이 서울로 옮기거나, 인기과에 지원이 쏠리는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이런 우려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불통' 태도를 지적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의 '사이다 발언'도 이목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7월 12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이 8.1%로, 1만 3756명 중 1111명만이 출근했다. 주요 5개 병원도 전체 2442명 가운데 164명이 복귀해 6.7%에 그쳤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의대교수, 병원장들과 백날 얘기해도 전공의·의대생이 듣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제가 만난 전공의, 의과대학생은 더 강경한 입장이었다"며 "최악의 경우에 대비를 해야 한다. 정부는 대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를 말씀드리면 전공의분들이 자극받을 수 있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지만 소병훈 의원은 "그동안 많이 자극하지 않았느냐. 자극 정도가 아니었다"고 질타했다.

소병훈 의원은 "전공의들은 2월 사직서 6월 처리는 법적 책임을 지기 싫다면 돌아오라는 정부의 1차 협박이고, 가을 수련생을 모집한다는 것은 기존 전공의에게 자리를 뺏기기 싫다면 복귀하라는 2차 협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공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하자 "정부가 그간 일방적인 주장을 하지 않았냐. 역지사지를 해봐라. 정부는 일방적으로 주장해도 되고, 전공의는 일방적으로 주장하면 안 되나? 저는 정부도, 의사도 아닌 국회의원"이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완전히 엉망진창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힘으로만 누르려 하고, 그대로 안 되면 정부가 아니라 너희들이 잘못이라는 식으로 깔아뭉갠다"면서 초지일관 정부의 '불통' 태도를 비판했다.

소병훈 의원은 "돈키호테도 아니고, 세상 물정 모르는 정부도 아니고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리는 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현재 파국으로 갔을 때, 보건복지부장관의 책임이 문제가 아니다. 나라가 결단나게 생겼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원들의 강한 우려가 쏟아졌지만 보건복지부는 '6월 4일' 사직서 수리 시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수도권·인기과 쏠림' 우려에 대해서는 22일 전공의 하반기 수련 공고에 대책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행정명령을 6월 4일 이후부터 철회 했기 때문에 당연히 사직서 수리도 6월 4일 이후에 해야 된다. 2월 사직 수리가 현장 목소리인지도 잘 모르겠다"며 "현장 목소리가 그렇다고 해도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6월 사직 수리' 강행으로 인해, 사직 전공의가 내년 9월에야 복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의료공백 해소가 시급한 상황인데 9월에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지 내년 3월까지 한다면 또 안 들어올 것 아니냐"고 전했다.

전공의 '갈라치기' 시도에 대한 의문 제기에 대해서도 "갈라치기가 아니다. 매년 9월 달에는 하반기 수련생을 모집을 한다. 모집을 위해서는 결원이 얼마인지를 정해야 한다. 결원을 정하려면 복귀하려는 사람, 사직하는 사람이 정해져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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