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OECD 평균도 못 미치는 수가를 더 쪼갠다? 재정 투입 어디에"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본회의에서 '환산지수 쪼개기'를 강행할 전망이다. 수가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 개원가에서는 24일 건정심을 앞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는 23일 성명을 통해 "개원가는 치솟는 물가와 1만원대 최저임금, 저수가 건강보험체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행위유형별 환산지수 차등적용은 대한민국 의료계를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떠미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5월 31일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원급 수가협상에서 환산지수 1.9% 인상안과 행위유형별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조건으로 제시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7월 18일 건정심 소위원회에서는 인상분인 1.9% 중 0.5%만 의원 전체 행위유형에 일괄 적용하고 1.4%를 초진·재진료에 투입하는 안이 나왔다.
재정 투입이 필요한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추가 재정 투입보다는 기존의 수가를 쪼개 돌리겠다는 것이다.
대개협은 "저평가된 분야의 수가를 인상해 의료 보상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주장은, 어디까지나 수가가 OECD 평균 수준에 미칠 때나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반적인 의료 수가가 OECD보다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국가재정 추가 투입을 도모하기보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기응변을 모색한다면 미래 의료는 더욱 암울해진다"고 우려했다.
의료행위 가치평가 연구를 통해 조정하는 상대가치점수가 아니라, 상대가치점수를 가격으로 환산하기 위한 환산지수를 이용하는 것도 지적했다.
"환산지수 차등적용은 수가를 결정하는 상대가치분류체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짚은 대개협은 "환산지수 차등적용이 고착화된다면 행위유형별 갈등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또 쥐꼬리만한 인상분을 놓고 의료계 내 분열과 갈등이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대개협은 24일 건정심 본회의를 두고 "이날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무책임하게 통과시킨다면 그로 인한 의료체계 혼란은 국민건강 위해로 돌아갈 것이고, 이는 오롯이 정부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지탄했다.
한편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에서도 23일 환산지수 차등적용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