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규 건보국장 "행위별 수가 불균형 심각...적극 조정 나설 것"
수가결정구조 및 지불제도 개편방안, 의개특위 통해 구체화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강행한 정부가, 의료개혁 과제로서 수가체계 개선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의료비용분석위원회 운영을 통해 수가원가 분석을 실시하고, 원가 대비 수가가 일관되게 높거나 낮은 행위에 대해서는 정책적 결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가 조정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 직후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건정심은 병·의원 환산지수 차등적용 방안을 의결했다.
의원급의 경우 전년대비 1.9%의 수가 인상분을 일부는 환산지수 일괄인상에, 나머지는 초·재진료 인상에 나눠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의원급 의료기관에 추가로 투입될 재정은 3300억원 정도인데 이 중 850억원은 기존의 방식대로 환산지수 인상(0.5%)에 쓰고, 나머지는 상대가치와 연계해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를 인상(각 4%)하는데 사용키로 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불제도 개혁 정책과 맞닿아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지불제도 개편과제를 내놓은 바 있다.
현행 행위별 수가제와 수가 결정구조가 과잉진료를 유도하고 필수의료 등 공급 부족 및 의료 질 저하를 유발한다는 진단 아래 ▲수가 결정구조를 개편하고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며 ▲대안적 지불제도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히 수가결정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환산지수 계약 기반 획일적 인상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편, 상대가치와 연계해 행위별 수가를 상시 조정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건정심이 이날 병·의원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결정하면서, 계획 중 일부가 실행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정부는 이런 방식이 향후 수가협상 및 수가결정의 원칙이 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를 포함한 수가결정구조 개선방안을 현재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규 국장은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된 행위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행위의 보상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방식대로 환산지수를 일괄인상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문제제기가 있다"면서 금번 결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어 같은 취지로 건정심을 통한 상대가지점수 조정도 이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건정심 산하 의료비용분석위원회를 통해 원가대비 보상이 일관되게 높거나 낮은 행위를 분류하고, 건정심 결정을 통해 이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국장은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수가의 불균형을 언제 조정할 수 있겠느냐"면서 "명확한 것은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보상체계 개편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정책적 결정을 통해 속도감 있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개특위는 지난 17일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건강보험 가격구조 개편방안, 의료비용 분석 업무 추진 현황 등을 공유하고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선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당시 의개특위는 "현행 건강보험 지불체계의 근간이 되는 행위별 수가제도는 환산지수 역전현상, 상대가치제도의 상시 조정 어려움 등으로 인해 보상구조의 왜곡을 심화시킨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면서 "지불제도의 불합리성과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