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산하단체 의견 수렴해 정부 입법예고 반대 의견 제출
대전협 "전공의 추천 위원 비율 50% 이상 확대해야" 주장
의학회 "정부는 수련환경 개선할 의지 없어 보인다" 비판
정부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전공의 몫을 늘린다며 보건복지부 장관 추천 위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공개하자 의료계는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산하단체 의견을 수렴해 수평위 위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보건복지부 입법예고에 '강력 반대'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수평위 위원 구성을 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가 3인에서 5인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전공의법에 따르면 수평위는 15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지금은 의료 관련 단체에서 추천하는 위원 9명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위원 3명 등 13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시행령 개정안을 공개하기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추천 위원 숫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하게 밝혔지만, 막상 장관 추천 위원 확대안을 내놨다.
의협은 산하단체 의견을 받아 강력 반대 입장을 제출키로 했다. 산하단체 중 대전협은 "현재 수평위는 정부와 병원의 입장을 대변할 뿐 전공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라며 "전공의를 상대로 한 물리적, 정신적, 성적 폭력을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전문가 위원을 확대할 게 아니라 수평위 위원 구성을 전면 개편해 본래 입법 취지에 맞게 근로자이면서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 추천 위원 비율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학회 역시 시행령 개정에 반대 의견을 내며 "정부가 수련환경을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일축했다. 의학회는 "최저임금위원회를 보면 사용자와 근로자가 1대 1로 구성하고 있듯이 수련환경 개선을 진정 원한다면 병원 및 교수와 전공의가 1대 1로 이뤄져야 한다"라며 "장관 지정 위원을 늘린 것은 원활한 정부 정책 실현을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를 포함해 진료과 및 지역 의사회 의견을 종합해 의협 역시 '강력 반대' 의견을 내며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의협은 "보건복지부는 수평위에 참여하고 있는 관련 단체와 어떤 협의나 논의 없이 기습적으로 입법예고했다"라며 "그동안 정부는 일관되게 진정성 있는 대화와 논의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이와는 달리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전공의 위원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전문가 위원이 아닌 전공의 위원 수를 늘리는 것으로 개정하는 게 합목적적이고 타당하다"라며 "정부는 입법예고안을 즉각 철회하고 사용자 대표인 대한병원협회 추천 위원 축소, 전공의 위원 참여가 대폭 확대 방향으로 관계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