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윤리연구회, 의학적 범주서 살인 명백 지적
회색지대 낙태법 제정도 촉구 "생명보호법 시급"
임신 36주차 낙태 사건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의료전문직의 자율징계권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나아가 회색 지대에 있는 낙태법 제정 촉구 목소리도 나왔다.
의료윤리연구회는 12일 "독립적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태아의 생명을 앗아간 행위는 의학적 범주에서는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36주 태아 살인 산모와 의사의 엄정한 처벌 주장했다. 나아가 사회적으로 치열한 논의와 행동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근 한 여성이 만삭이라고 할 수 있는 임신 36주에 임신중절수술, 일명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브이로그 영상(비디오 블로그의 줄임말, 일상을 주제로 만든 영상)이 공개 사회적을 논란을 불러왔다. 경찰 수사 결과 해당 영상은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경찰은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과 의사를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반인륜적 행위가 모호한 현행법과 입법 공백으로 아무런 죄가 없을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우려스럽다"라며 "인간 존엄이나 생명 윤리의 본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은 고사하고 명백한 입법 공백을 5년째 방치하는 정치적 태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견제하거나 스스로 규율하지 못하는 의료계 무능도 부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크게 3가지를 주장했다.
우선 "생명의 존엄함을 부정하고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을 포기한 36주 태아 살인의 실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인간 본성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게 준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는 조속히 낙태법을 제정해 생명윤리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며 "무고한 태아가 무책임한 산모와 의사 때문에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생명 보호 법안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율징계권 주장도 더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은밀히 행해지는 의료인의 비윤리적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의료계는 전문가평가제를 시행해 왔다"라며 "엄격하고 신속한 자율징계로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의 면허관리 권한을 의사단체에 이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도 해당 의사를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에 회부하기로 하고 사법처리 단계에서 엄벌을 탄원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환자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의사가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 더욱 강력히 대처하겠다"라며 "높은 윤리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다수 선량한 의사의 피해를 최소화해 전체 회원의 품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