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간호법' 통과 전망? 여·야 미묘한 온도차

이달 '간호법' 통과 전망? 여·야 미묘한 온도차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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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에 차이고 간호법 매달리는 정부…PA로 땜빵?
야당 관계자 "급물살은 여당 측 프레임, 급할 것 없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전문의 중심병원? PA 중심병원!'

보건의료계의 직역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간호법이 이달 내 통과할 거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가 간호법 신속처리에 합의한 데다, 의료사태 장기화로 인한 의료 공백을 PA로 메우려는 정부의 다급함이 모여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야당측에선 민주당안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가 바탕이 되지 않을 경우, 급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여·야간 온도차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제명, PA,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투약 등 쟁점 사안에 대한 의견차도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일이 더 소요될 가능성 역시 높다.

정부는 전공의 가을턴 모집 실패 직후 PA 법제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초반엔 '전문의 중심병원'에 박차를 가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의가 중심이 되는 병원을 만든다는 프레임을 스스로 씌워 의료사태로 불안감이 커진 여론을 잠재우기 위함이었다.

의료계에선 '전문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느냐'며 회의적인 평가를 쏟아냈다.기존에도 전문의 구인난을 겪어 온 상급종합병원의 상황과 의료사태로 인해 벌어진 경영악화 등을 고려하면, 전문의 중심병원은 사실상 'PA 간호사' 중심 병원이 될 거란 전망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 11일 의료계가 빠진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주요 과제로 '전문의 중심 병원'이 아닌 '전문인력 중심 병원'을 채택했다. 전문의가 아닌 '전문인력'으로 의제를 슬쩍 전환, PA 간호사의 대거 투입 길을 열어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 거부권까지 쓰며 막았던 '간호법'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강행하고 있는 이유다. 현행법상 PA는 존재하지 않는 불법의 영역. 간호법을 이용해 현행 불법 의료행위를 합법적 의료행위로 탈바꿈하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간호법 제정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급작스런 태세전환을 비판하기도 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은 7월 1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위해 참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의료계 파업으로 진료지원(PA) 간호사 불법 문제 해결이 급해지자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간호법을 추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과 관련해)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고 꼬집었다.

22대 국회 간호법, 급물살? 민주당 "야당안 중심 전제돼야"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간호법은 모두 4건. 간호법안(더불어민주당 강선우의원 대표발의),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안(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대표발의), 간호법 제정안(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대표발의), 간호법 제정안(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대표발의)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첫 안건이자 유일한 안건으로 간호법 '원포인트' 심사했다. 양당에서 간호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만큼, 일각에선 법안소위 당일 통과를 점치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보류된 상태다.

법안소위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 발의안과 강선우·이수진 의원 발의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다음 법안소위에선 김선민 의원 안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위 검토보고서에서는 간호법 제정안 3건의 주요 차이점으로 △제명(제정안 이름)과 △간호사 업무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 4가지를 꼽았다.

16일로 예정된 보건복지부 수정안 제출에도 이목이 쏠린다. 수정안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들을 어떻게 정리했느냐에 따라 간호법은 급물살을 탈 수도,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여당 측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여·야에서 신속처리를 합의한 만큼,  무난하게 8월 내 통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반면 각각 당론으로 정한 간호법 내용이 다른 만큼, 조율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야당 내부에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복지위 관계자는 "정부·여당은 PA(법제화)때문에 급물살을 타고 싶어 한다. '급물살'은 사실 여당의 프레임이다. 야당의 경우, 빨리 통과되면 좋지만 '야당 안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며 "전제가 바탕이 되지 않을 경우, 더 논의할 문제로 그렇게 급할 것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복지위는 오는 22일 다시 법안1소위를 열고, 간호법을 다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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