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면허관리 개선 얘기 꺼내자 의협 "즉각 중단하라"
"지금도 무너지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 파멸 수준 이를 것"
대한의사협회가 정부를 향해 개원면허제 논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의사가 부족하다면서 오히려 의사들이 떠나게 만드는 방안을 고안한다며 비판했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에는 면허관리 선진화 방안 중 하나로 '개원면허'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일정 기간 임상 수련을 마친 의사에게만 진료권을 부여하는 제도라는 것인데, 지난 7일 해당 단어가 다시 등장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개원면허에 대한 명확한 정의조차 없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의협은 "개원면허 제도가 시행되면 의대를 졸업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진료를 할 수 없거나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게 불가능해진다"라며 "지금도 무너지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는 파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의협은 개원면허제를 도입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파행을 나열했다.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 교육이나 실습 등을 이수해야 하는 기간이 기존 6년에서 더욱 길어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현행 의사면허 제도를 바탕으로 정리돼 있는 일반의, 전공의, 전문의, 전임의 제도 및 병원 운영체계 등이 모두 어긋나게 돼 의료체계 및 질서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의협은 "특히 장시간 고강도 착취에 시달리고 있는 전공의의 수련 기간이 지금보다 늘어난다면 의사 배출을 급감시키고 저임금 노동력을 원하는 정부와 일부 병원장에게만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사가 부족하니 늘리자고 한 건 정부인데 오히려 개원을 어렵게 해 남아있는 전공의마저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제도를 논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개원면허제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정말 전공의 처우를 개선코자 한다면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올바른 면허관리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힘쓰길 바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