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했다며? 의대 정원 배정 자료 등장…국힘도 쉴드 포기

폐기했다며? 의대 정원 배정 자료 등장…국힘도 쉴드 포기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8.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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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있다' 번복하던 배정심사위 자료, 청문회 등장
"단순한 실수로 안 보여" 교육부, 위증 논란 '부글부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대 정원 배정 자료 관련 교육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배정위 회의 자료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설명을 듣기 위해 이날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청문회 정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대 정원 배정 자료 관련 교육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배정위 회의 자료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설명을 듣기 위해 이날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청문회 정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의협신문

'의료 사태 갈등 심화 우려로, 제출 못 한다"

"자료는 사실 폐기했다"

"수기작성된 회의록 요약본만 있다"

교육부, 1·2·3차 회의 자료 보유파일 제출

2000명 의대 정원 배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의대 증원 배정심사위원회 자료를 두고, 교육부가 말을 여러번 바꾸면서 청문회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교육부는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의과대학 증원에 따른 의대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 배정심사위원회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의료사태 갈등 심화·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사전 자료 제출로 밝혔다.

입장은 청문회 시작부터 달라졌다. 증인으로 참석한 교육부 장·차관은 청문회 초반 "자료를 사실 폐기했다"고 처음 말을 바꾼 뒤 "회의록이나 녹취록 없이 수기 작성된 회의록 요약본만 있다. 유일한 자료"라고 했다가 결국엔 보유하고 있던 '1·2·3차 의대정원 배정심사위원회' 회의자료를 제출했다.

청문회 하루만 최소 세 번 말을 바꾼 것.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은 국회법에 따라, 1년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교육부 위증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은 오전부터 청문시간과 정회시간을 모두 이용, 교육부에 배정심사위원회 관련 자료 제출을 지속 요구했다.

강선우 의원은 "오석환 교육부 차관과 심민철 국장이 배정심사위원회 회의 관련해 오롯이 남아있는 문서는 국회에 제출한 회의 결과라고 했다. 회의 결과는 매 회의 이후에 녹취도 안했고 따로 회의록을 기록하지 않았기에 교육부 직원이 수기로 받아 적었고, 그를 기초해 회의 결과를 작성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뭘까요"라며 1·2·3차 2025년도 의대 정원 배정심사위원회 회의자료를 흔들어 보였다.

기존에 받았던 자료와 비교했을 때, 가장 늦게 제출한 자료가 원본으로 이를 가공해 '유일한 자료'라고 위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 항의했다.

이례적인 상황에 여당 위원들 조차 정부에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은 "교육부 관계자분께서 위원님들을 굉장히 혼란스럽게 할 만한 발언을 하셨다. 고의든 실수든 깊은 사과가 필요하다고 동의를 했고, 제가 제재하지 않고 두 차례 사과를 받았다"며 "청문회 시작 전에 이 정도 자료를 공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부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 역시 "교육부가 말씀을 하실 때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거들었다.

김영호 청문회 소위원장(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제 머리가 혼란스럽다"며 "단순한 실수같지 않다. 교육부에서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하지 않았나(의문이 든다). 이게 공개됐을 경우에 파장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그냥 넘어가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를 살펴보면, 범죄가 발각전 자백할 시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자백은 안건 심의 종료전에 해야 한다. 회의동안 충분한 생각을 하고 할 발언이 있으면 발언하라. 그렇지 않는다면 국회법에 따라 일을 진행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참고자료는 파쇄했다고 했는데 참고 자료들에 대해서도 파쇄된 것 말고 파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을 찾아서 제출한 것"이라면서 "회의 진행할 때 아무런 자료 없이 진행하는게 아니다. 안건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제출한 자료는) 1,2,3차 회의 안건 자료와 신청했던 자료, 회의 시 논의한 결과를 가지고 다음 회의에서 논의했던 참고 자료들"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의 해명에도 반발이 지속되자 김영호 위원장은 "청문회를 마친 뒤 이 문제로는 따로 논의해서 국회법에 따라서 상의했으면 한다. 대응 처리를 하도록 하겠다"며 "오늘 청문회에서는 더이상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정리, 향후 교육부에 대한 별도 조치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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