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중구 심평원장, 청문회서 밝혔던 심사기준 개선 의지 '확고'
학회 개선안 379개 제출·200여 개 검토 완료 "상당 부분 해결"
첫 단추 '4개 기준' 개선·신설 공고…9월 1일분부터 적용
'의대 교수 출신'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심사기준 개선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의료계 불만이 누적된 '깜깜이 삭감'을 제대로 개선해보겠다는 의지도 함께 전했다. 심사기준 개선의 첫 단추는 19일 나온 '심사지침 신설·개정 심평원장 공고'로, 9월 1일 진료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20일 간담회에서 심사기준과 관련해 임상의로서 많은 문제들을 겪었다고 전하며 "(심사기준 개선 관련) 전체 학회 의견을 한꺼번에 받아 모두 검토한 부분은 이전에 없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7월 16일 의대 증원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참석한 강중구 심평원장에 '깜깜이 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개선하겠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강중구 원장은 "그간 심평원에서 (심사기준 개선 노력을) 해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문제가 많았다고 보는 사람"이라면서 "각 학회의 개선안을 받았고 379개의 개선 의견이 제출됐다. 현재까지 200여개를 검토 완료했다"고 전했다.
제출된 의견 중에는 심사 개선 외 수가 개선 등 다양한 의견이 포함됐다. 이에 비율로 답하긴 어렵지만 심사 개선 요구의 경우 "상당 부분 해결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동시 수술' 등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동시 수술은 2개 과가 수술하는 경우나 배를 열어서 한꺼번에 두 명 이상의 의사가 들어오는 경우 등이 있다. 여기서 미국은 한 사람이 수술한 경우, 같은 수술에 두 사람이 수술한 경우, 다른 과 의사 2명이 수술하는 경우, 같은 과 두 사람이 수술한 경우 등의 정도로 간단하게 정해져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이외 세부적인 사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게 수십 가지가 된다. (개선안 도출까지)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사기준 개선의 첫 걸음은 심평원장이 공고하는 심사지침의 제·개정이다. 급여기준 고시 범위 내에서 세부적 심사기준을 심평원장의 공고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최신 의료동향의 신속한 반영과 유연한 대응이 목적이다.
첫 단추는 이미 꿴 상태다. 심평원은 지난 19일 4개의 심사지침을 신설·개정했다.
최금희 심평원 심사기준실장은 "여태껏 나왔던 급여 기준의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도록 했다. 복지부장관 고시의 경우, 변경을 위해 행정적 절차가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임상 현장에서 빠른 개선을 요구해도 급여 기준 고시를 하려면 보통 1년 정도는 걸린다"며 "심평원장이 공고한 심사 지침의 경우, 행정 절차가 좀 더 간단하다. 몇 개월 내 해결이 가능하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항MOG항체 연관 질환 인정기준 지침 신설'을 들었다.
최금희 실장은 "최신 질환이라는 점에서 가이드라인 개편이 더딜 수 밖에 없다. 기존 고시 절차를 따라가기 위해선 환자들은 1년간 치료를 못받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심평원장 공고로 얼른 권고해 빠르게 해결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강중구 원장은 "심평원과 의료계간의 갈등을 완화하고, 억울한 삭감을 배제하며 심사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최신 의료동향을 신속하게 반영해 심사기준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해당 결과를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심평원은 앞서 7월 의료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지침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하반기에는 위원회와 학회·협회 수시 간담회 개최를 통해 심사지침 제·개정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