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생명정보 기술 활용 '유전자 공발현 네트워크' 구축…새 접근법 제시
목암생명과학연구소·차백신연구소 공동연구팀 [Scientific Reports] 발표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차백신연구소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CVI-CT-001'의 암세포 사멸 유도기전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Nature] 자매지 [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CVI-CT-001'은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CVI-CT-001'은 전임상 연구에서 특정 암세포를 사멸시키고 암 세포내의 환경을 고면역원성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CVI-CT-001'이 어떻게 암 세포를 사멸을 유도하는지, 임세포와 면역세포에 차별적으로 관여지, 어떤 신호 분자가 중요한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혀내지 못했다.
차백신연구소(전은영·김근태·염정선)와 목암생명과학연구소(신현진·박세라·최아영·김선) 공동연구팀은 'CVI-CT-001'가 어떻게 암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생명정보학 알고리즘을 통해 RNA 염기서열분석(RNA-Seq) 기반의 'CVI-CT-001'을 처리한 세포주들의 전사체 발현 데이터를 분석했다.
공동연구팀은 'CVI-CT-001'에 의해 활성화된 톨 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s, TLR) 신호전달경로와 이와 관련되어 발현된 특정 유전자들의 집합군(cluster)을 찾아냈다. 이를 통해 'CVI-CT-001'이 TLR2/3를 발현하는 암 세포의 대사 및 활성산소(ROS) 발생 경로를 통해 암 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연구진은 'CVI-CT-001'에 반응하는 세 가지 세포주의 전사체 데이터를 비교, 세포주 별 차등 발현 유전자의 연관성을 모두 반영한 하나의 유전자 공발현 네트워크(gene co-expression network)를 구축했다. 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분석, 시간대별 및 세포주별로 차이가 나는 유전자들의 집합군을 찾아냈다. 아울러 유전자 간의 최단 경로 탐색 알고리즘을 통해 주요 분자 신호의 하위 네트워크를 재구성함으로써 'CVI-CT-001'이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을 예측해 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안한 정교한 템플릿 네트워크에 기반한 접근 방식은 질병 또는 약물 메커니즘에 대해 보다 간결하고 테스트 가능한 가설을 생성할 수 있다"면서 "복잡한 분자 데이터를 탐구해야 하는 생명공학자와 AI 전문가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하고 복잡한 생명과학 분야에 AI 및 생명정보학 기술을 활용하면 지금까지 풀어내지 못한 질병의 기전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공동연구팀은 "약물의 작용기전을 밝혀낼 수 있고, 효과적인 질병치료 전략 수립과 신약 개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진 목암생명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연구에서 RNA-시퀀싱 전사체 데이터에 담겨 있는 미세한 약물반응 신호를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잡아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AI 기술로 약물 작용 메커니즘을 유추해냄으로써 신약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시사한다"고 말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면역항암제가 암 세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기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CVI-CT-001'이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이 AI를 활용해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의 유효성과 기전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전략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