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단 임현택 회장 "의료 대란 멈춰 달라" 국민에 호소

단식 중단 임현택 회장 "의료 대란 멈춰 달라" 국민에 호소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9.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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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투쟁 중단키로 "의료체제 붕괴 피할 수 없는 상황" 비관
"무리한 정책 일단 멈추고 의료계와 논의해 달라" 

ⓒ의협신문
ⓒ의협신문

일방적으로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반대하며 지난달 26일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갔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약 일주일 만에 쓰러졌다. 지난달 31일 저녁상태 악화로 응급실에 실려간 후 건강 회복에 전념 하고 있는 임 회장은 국민을 향해 "의료 대란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임 회장은 2일 의료 정상화의 절실함을 담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국정브리핑에서 정부의 충격적인 의료상황 인식을 확인했다"라며 "의료체제 붕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관했다.

이어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값싸고 질 좋은 의료시스템을 무너뜨리지 말고 일부 문제들을 개선하자며 의료계가 수도 없이 호소했음에도 정부는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았다"라며 "7개월째 이 문제로 불편을 끼쳐 환자와 가족들, 염려하는 국민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도 전했다.

임 회장은 단식 중단을 알리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더했다. 나아가 국민에게 현 사태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정부가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적대시하는 우리나라 의료는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어할 정도로 훌륭하다"라며 "이렇게 좋은 의료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의료체계도 개선할 문제가 있지만 현재의 우수함을 지켜나가는 게 기본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5년 의대정원 증원이 정부 계획대로 되면 3000여명 가르치던 의대들은 아무 준비 없이 올해 휴학했던 학생들까지 약 7700명을 가르쳐야 하는 의대 현실을 짚었다. 당장 내년 의사 3000명과 적문의 3000명이 배출되지 않는 상황도 이야기했다.

임 회장은 "수십년을 좌우할 장기적인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대란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며 "차분히 논의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을 향해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일단 멈추고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논의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임현택 회장의 대국민 호소문 전문.

의료 정상화 대국민 호소문

단식을 마치며

대한의사협회 회장 임현택입니다. 

저는 지난 26일부터 국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정부의 근거 없는 2천명 의대정원 증원으로 초래된 의료사태 해결을 대통령과 국회에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29일 대통령 국정브리핑에서 확인된 정부의 충격적인 의료상황 인식으로 우리나라 의료체제 붕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국회는 전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8일에 간호법을 졸속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값싸고 질 좋은 우리 의료시스템을 무너뜨리지 말고 일부 문제들을 개선하자고 의료계가 수도 없이 호소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은 결과 지금 우리 사회는 풍전등화의 상황입니다.

7개월째 이 문제로 불편을 끼쳐드려 환자분들과 가족들, 그리고 이 사태를 염려하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희 의사들은 하루빨리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고 싶습니다. 
이제 저는 단식을 마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을 수 있도록 14만 의사들의 힘을 모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들께서 이 사태를 멈추어 주십시오.

정부가 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적대시하는 우리나라 의료는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어 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우리 의료는 싼 가격에 치료율이 높은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저희 의사들은 어느 나라보다 훌륭한 의료를 우리 국민들에게 드리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의료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의료체제도 개선할 문제는 있지만, 현재의 우수함을 지켜 나가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정부가 이 좋은 의료를 함부로 망가뜨리고 일방적으로 의료개혁을 강행하여 2월 전에는 없었던 의료대란을 국민들께서 겪고 계십니다. 세계 최고의 의료에 대한 저희 의사들의 자부심도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세계적인 부러움의 대상인 한국의료를 정부가 왜 이렇게 흔드는지 저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25년 의대 정원 증원이 정부 계획대로 되면 3000여명 가르치던 의대들은 아무 준비 없이 올해 휴학한 학생들까지 약 7700명을 가르쳐야 해서 의대교육 파탄은 피할 수 없습니다. 또한 당장 내년에 의사 3000명과 전문의 3000명이 배출되지 않아 혼란은 엄청날 것입니다.

수십 년을 좌우할 장기적인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차분히 논의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계를 파탄에 이르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서두르는 이유를 저희는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께서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일단 멈추고 국민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논의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2024. 9. 2. 
대한의사협회 
회장 임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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