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국회, 의료계에 "여·야·의·정협의체 용단" 촉구
책임자 문책·논의 가능성 더 열어야 vs 26년도 정원부터 얘기하자
개혁신당 "2025년 증원까지 포함해 성역 없이 수평적 논의해야"
국회가 의료계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여·야가 의료계를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전략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의원들은 최근 응급 의료 현장을 잇달아 방문,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사태 봉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양상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가 '추석 밥상 민심'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2025년도 의대 증원에는 여·야 모두 "어려운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무작정 안 된다고만 하지말고 논의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며 가능성을 좀 더 열었다. 개혁신당의 경우 "2025년 증원 철회를 포함해 모든 의제를 성역 없이 수평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가장 열린 자세를 취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10일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과 함께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동참을 촉구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여·야·의·정 협의체의 구성과 운영 자체가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간 갖고 계신 여러 불편함과 불만을 거두고 여야의정협의체에 흔쾌히 동참하는 용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2025년도 증원에 대해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2026년도 정원에 대해서는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부터 대학 수시 모집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의대 입시를 준비하고 계시는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봐도 2025년도 증원을 수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2026년도 정원에 대한 합리적인 안을 제시해주시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정부 정책 실패를 분명하게 인정하고 국민앞에 사과해야한다. 졸속적인 정책으로 의료대란 초래한 복지부 장관과 차관에 대해서도 경질해야한다"며 "이런 사전 조치를 통해 성난 의료계를 달래면서 일단 테이블에 앉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한 증원 계획 원점 재검토를 논의 조건으로 건 데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무작정 안된다고만 하지말고 논의 가능성을 열어야할 것 아닌가? 타협할 수 있는 안이 있다면 찾아내려는 노력을 성의있게 해야한다. 그래야 사태 수습 실마리 잡힌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대통령의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는 민주당 의견에 힘을 보탰다. 2025년도 증원 철회를 포함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개혁신당 허은아 당대표는 "대통령이 먼저 사과하고, 2025년 증원 철회를 포함해 모든 의제를 성역 없이 수평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면서 "수험생의 혼란과 의료의 장기적 붕괴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존심 대결로 국민 건강과 미래의 의료 복지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 위험한 치킨게임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