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유전자 위험점수' 상위 10% 고위험군, 대조군 비해 2형 당뇨병 발생 3.25배↑
서울대병원, 국내외 5개 코호트 임신성 당뇨환자 1895명 분석 [Diabetes Care] 발표
임신성 당뇨병 여성의 90%는 출산 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가지만 5명 중 1∼2명은 10년 내 2형 당뇨병이 발병한다. 임신성 당뇨병 여성은 일반적인 고위험군에 비해 체중·혈압 등 임상적인 위험 요인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아 2형 당뇨병 발병 예측이 쉽지 않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임신성 당뇨는 출산 후 대부분 개선되지만, 유전적으로 발생 위험이 높은 여성은 대조군에 비해 2형 당뇨병 위험이 3.25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산부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2형 당뇨병 고위험군을 선별, 맞춤형 건강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곽수헌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최재원 연구원(서울의대 의과학과)·국제 공동연구팀은 임신성 당뇨를 경험한 여성 1895명을 대상으로 당뇨병 유전적 위험에 따라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Diabetes Care](IF 14.8)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고혈당이 발생하는 질환. 임신성 당뇨병 여성은 거대아를 출산하거나 분만 과정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임신성 당뇨병 여성의 90%는 출산 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가지만 5명 중 1∼2명은 10년 내 2형 당뇨병이 발병한다. 임신성 당뇨병 여성은 일반적인 고위험군에 비해 체중·혈압 등 임상적인 위험 요인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아 2형 당뇨병 발병 예측이 쉽지 않다.
공동연구팀은 2형 당뇨병 예측 지표로 당뇨병 유전적 위험을 정량적으로 표현한 '다유전자 위험점수'에 주목했다.
공동연구팀은 다양한 인종과 임상 환경에서 진행한 5개 코호트(UKBB, SNUH, KoGES, HAPO, MXGDM) 가운데 임신성 당뇨 여성 1895명을 선별, 유전체분석을 통해 당뇨병 관련 유전자변이 여부를 확인한 후, '다유전자 위험점수'를 계산해 2형 당뇨병 위험을 추적 관찰했다.
추적 관찰 결과, 다유전자 위험점수가 1표준편차 높을수록 2형 당뇨병 위험은 1.52배씩 증가했다. 다유전자 위험점수는 임신성 당뇨 여성의 출산 후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자임을 확인했다.
특히 전체 코호트에서 다유전자 위험점수 상위 10%인 '당뇨병 유전적 고위험군'은 나머지 90% 대조군에 비해 2형 당뇨병 위험이 평균 3.25배 높았다.
유전적 고위험군의 출산 후 2형 당뇨병 위험도(교차비). 전체 코호트에서 유전적 고위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평균 3.25배 높았다. UKBB(UK 바이오뱅크), SNUH(서울대학교병원), KoGES(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HAPO(미국 HAPO 연구), MXGDM(멕시코 임신성 당뇨병 연구). ⓒ의협신문
공동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다유전자 위험점수가 2형 당뇨병 발생 예측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4가지 당뇨 위험인자(발병연령·당뇨병 가족력·BMI·혈압)의 2형 당뇨병 발생 예측 정확도(AUROC)는 71%였으나, 다유전자 위험점수를 추가한 결과, 74%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곽수헌 교수는 "이 결과는 다양한 인종과 임상환경에서 2형 당뇨병 위험이 높은 임신성 당뇨 여성의 당뇨병 다유전자 위험점수를 통해 비교적 정확히 선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산후 정기검사 등 임산부의 맞춤형 당뇨병 예방 및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