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개혁 어렵지만 의료개혁 특히 고통" 지속 의지 재확인
2025년 의대정원 재논의 또 '거부'하면서 "의료계 참여 설득"
의협·전공의 빠진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일단 시작" 동의
한덕수 국무총리가 추석연휴를 앞두고 대국민담화에 나서 "의대증원 등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부상한 '2025년 정원 논의'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거절의 뜻을 밝혔고, 그런 조건들로 인해 의료계의 전체적인 참여가 제한되더라도 협의체 출범은 일단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한덕수 총리는 12일 응급의료 상황관련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담화의 상당부분을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확인하는데 썼다.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의대 정원을 줄인 뒤 오랫동안 단 한 명도 늘리지 않고 동결해 평소에도 다른 나라보다 의사 수가 부족했다"거나 "우리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응급실을 포함한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 체계는 수십 년 누적된 모순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었고, 의사들 스스로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면서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는 등의 얘기다.
한 총리는 "개혁은 익숙한 관성을 거스르는 일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갈등은 불가피한 것일 수 있다. 모든 개혁이 어렵지만 의료개혁은 특히 고통스럽다"며, 그럼에도 국민을 위해 중단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진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 혹은 복귀 전공의들을 영웅으로 치켜세우고, 반대로 진료현장을 떠난 의료진들을 비판하는 화법도 썼다.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유포자 등을 대표적인 예시로 들어서다.
한 총리는 "일각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의료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아니"라며 "연휴 800곳의 당직 병의원이 환자를 맞기로 했고, 150개 분만병원이 모든 분만은 응급이라며 추석 연휴 병원 문을 열고 환자를 기다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또 "1100여명의 복귀 전공의들에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여러분은 국민을, 환자를, 생명을 선택했다"고도 했다. 반대로 병원을 연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언급하면서 "정부는 블랙리스트 작성자와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2025년 증원 문제는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의료계가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정치권과 의료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2025년 의대 증원 재논의 요청에 대해 "(수시모집을 통해) 대학별로 이미 3:1, 4:1 정도의 경쟁률을 가질 정도로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2025년 모집요강은 바꾸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의대정원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예 대화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의료계와 대화채널을 열어서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 대화하고 설득하겠다. 모든 입장이라는 것은 서로 대화를 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전제조건 등으로 인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관련 대표들의 불참하더라도, 여야의정협의체는 일단 출범해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의료계 일부단체만 참여하더라고 협의체를 우선 출범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공감을 표한 셈이다.
한 총리는 의료계 일부만 참여하는 협의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해야 하는 의료 정상화, 의료개혁의 모든 과정에서 의료계의 생생한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의료계의 참여가 있으면 좋겠지만, 만약 꼭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라도 출범은 일단 시작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