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아닌 '스토킹 처벌법' 적용은 정치적 이유"
경상북도의사회가 21일 '감사한 의사 리스트' 작성에 대해 한국 의료와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로 간주,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리스트 작성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과잉 구속 수사'로 밖에 볼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지난 20일 '감사한 의사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지목된 정씨를 스토킹 처벌법을 적용해 구속했다.
경북의사회는 "본 사건은 스토킹 처벌법상,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통신망을 이용해 제3자에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스토킹 처벌법의 성립요건인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였는지에 대한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감사한 의사 리스트'가 텔레그램과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폐쇄된 공간에 게시된 것으로 외부인은 포털 검색 등에 의해서 쉽게 접근할 수 없어 게시된 당사자들도 기사로 알려지기 전까지는 자신의 정보가 게시됐는지에 대한 인식도 없었으며,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불안감과 공포심이 일어날 수 없다는 점을 짚은 것.
경북의사회는 "성립되려면 경찰 조사 전에 게시된 당사자의 신고가 우선돼야했으며 신고자가 먼저 불안감과 공포심을 호소해야했다"며 "일반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폐쇄된 내부 정보를 입수해 기사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토킹 처벌법으로 수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대다수가 피의자와 동성인 남성이다. 수백 명이 넘는 다수에 대한 리스트 작성, 배포의 혐의에 성범죄 근절과 약자 보호를 목표로 하는 스토킹 처벌법을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에 해당하는 사안에 스토킹 처벌법이라는 자극적인 이름의 법령을 적용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로 이슈화하고 정부가 국민 개인에 대한 과잉 구속수사를 진행해 핍박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로 지목된 정씨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감사한 의사 리스트'가 추가 재작성됐다는 점도 짚었다.
"리스트의 작성자가 따로 있고 정씨는 리스트 작성과 상관없다는 내용이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고 언급한 경북의사회는 "구속 수사의 원칙 중의 하나인 범죄의 상당성이 성립하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반문했다.
스토킹 처벌법에 의하여 검거된 피의자 중 구속된 비율은 매우 저조한 편이라는 일반적 사실에도 주목한 경북의사회는 "리스트 당사자에게 신체적인 접촉이나 유선 연락과 같은 직접적인 접근에 의한 반복적인 범법행위가 없었음에도 이를 구속하는 것은 형사 소송상 확보와 피고인의 자유권 침해 사이에는 비례의 관계에 있어야 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과잉 구속 수사행위"이라고 비판했다.
경북의사회는 "정부가 대한민국 의료를 뿌리에서부터 철저히 파괴하고 일반 국민인 의사에 대한 겁박을 일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의업에 매진하는 회원들에 대한 비방과 조롱은 엄중하게 자제하기를 촉구한다"며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의사 단체를 비방하고 조롱하기 위해 사건과는 맞지도 않는 자극적인 이름의 법령을 적용하고 이슈화하며, 국민 개인에 대한 과잉 구속 수사를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