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 연장 의결...반년 넘게 투입 지출규모 계속 커져
민주당 의료특위 "국민이 낸 건보료, 정부 정책 실패 수습하라고 있는 돈 아냐"
의료비상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비상진료 유지를 목적으로 끌어간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매달 2000억원 가까운 건보 재정이 투입돼, 누적 지출금액이 벌써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 연장을 의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보건의료재난경보를 심각으로 끌어올리고, 이른바 중증·응급 환자 진료공백 방지를 대책으로 비상진료체계 운영을 시작했다.
비상진료체계 운영 비용 중 상당부분은 건강보험 재정이 책임지고 있다.
정부는 응급환자 진료 유지를 목적으로 ▲응급 진찰료 신설 ▲응급진료 전문의 진찰료 인상 ▲응급환자 응급의료행위 가산 확대 ▲중증응급환자 응급의료행위 가산 확대▲중증응급환자 배정지원금 지급 등의 대책을 냈다.
또 중증진료 진료공백 방지를 기치로 ▲입원환자 비상진료 정책지원금 ▲중증입원환자 비상진료 정책지원금 ▲중증환자 입원료 사후보상 ▲신속대응 시스템 참여 의료기관 수가 인상 ▲회송료 수가 인상 등의 정책을 폈다.
이들 대책을 이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건강보험이 대고 있다.
비상진료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은 의료비상사태 장기와와 그에 따른 정부의 응급·중증 추가 대책으로 매달 늘어나고 있다.
2월 첫 달 474억원으로 시작했던 건보 비상진료 재정지원은 3월 1882억원, 6월부터는 월 1883억원으로 그 규모가 커졌다. 1개월 소용비용 기준으로, 지금까지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 규모는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내달엔 그 지출액 규모가 2085억원 더 커진다.
정부가 지난 추석연휴를 대비해 응급의료센터 중증·응급환자 진료 인프라 유지를 위해 한시 인상한 전문의 진찰료 추가 가산과 중증·응급수술 추가 가산을 연장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1조 5000억원이면 그간 건보 재정투입이 절실했던 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현실적으로 올리고도 남을 금액"이라며 "그간 필수가 의사들이 지원을 요청할 때마다 재정난을 이유로 거절만 해왔던 정부가, 자신들의 과오인 의료대란을 덮는데는 물쓰듯이 재정을 퍼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5일 간담회에서 "건강보험 재정 파탄을 메꾸려다가 의료 분야의 빈익빈 부익부까지 초래하는 상황"이라며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 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정부가 자신들의 실패를 수습할 때 쓰라고 있는 돈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윤 정부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지금까지 2조원 가량 투입했다. 9월 한달에만 6000억원을 넘게 썼다"고 밝힌 박 위원장은 "이 돈은 개혁이라고 하는 정책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쓴 돈이 아니다. 정책이 실패하고 무리하게 정책을 집행하며 생긴 구멍을 메우기 위해 쓰지 않아도 될 국민의 돈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