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듣지 않은 학생 진급? 비교육적 조치" 비판
서울대 교수회 2일 "정부 강압적 조치 항의"
서울대학교 교수회(Seoul National University Faculty Council, 서울대 교수회)가 3일 서울의대의 휴학 승인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정부의 강압적 조치에 항의의 뜻을 밝혔다.
서울대학교 전체교수들의 자치단체로 대학의 자율성 수호와 민주화와 앞장서 온 서울대 교수회는 "지난 6월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무시하고 각 대학 및 총장에게 휴학 불허를 종용해 왔다"면서 "이는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도 진급을 허용하겠다는 비교육적인 조치를 취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의대는 1일 의대생들의 1학기 휴학을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학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부당한 행위"라는 입장과 함께 감사를 예고했다.
서울대 교수회는 "교육부가 서울의대가 내린 휴학 승인 결정을 철회시키기 위해 감사라는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미 정상화가 불가능해진 교과 과정을 1년 미뤄서라도 제대로 이수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정치적이라고 폄훼해서도 안 되며, 그들에게 비정상적이고 부실한 교육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교육자와 대학의 책무도 강조했다.
"교육자는 학생과 전공의들을 보호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책무를 지닌다. 대학은 자율성에 기반하여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책무를 지닌다"고 밝힌 서울대 교수회는 "그러나 고등교육법 5조에 근거해 감사 등 행정조치로 대학의 자율성을 훼손하곤 했던 교육부는 이 번도 같은 방식으로 교수들의 의지를 꺾으려 하고 있다"며 "정부가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대학을 길들이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면 전국 대학의 교수회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서울대 교수회는 "서울대는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며 국민복리 향상에 기여하는 공익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서울대학교 대학본부는 의·정 갈등 문제를 국민 눈높이에 맞추어 제대로 대응했는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와 의료계에도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와, 국민을 볼모로 삼는 의료계의 집단행동과 언행에 모두 실망하고 있다"면서 "국민만 바라보고 아무런 조건 없이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해 공식적인 협의를 속히 시작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서울대 교수회는 "의료시스템 혁신은 교육 문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다양성을 무시하고 서열만 앞세우는 우리나라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의대 쏠림현상도 해소되고 의료시스 템도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정 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거듭 촉구한 서울대 교수회는 "올바른 유·청소년 및 고등 교육을 위한 혁신 방안을 전국대학 교수회와 함께 연내에 공동으로 제안할 것"이라며 "교수들은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의 질 향상과 미래 후손들을 위한 참교육 실현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