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국가 검진 도입…"C형간염 퇴치 길 터" 

C형간염 국가 검진 도입…"C형간염 퇴치 길 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10.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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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재단·대한간학회, '간의날' 토론회…"조기발견 땐 98% 완치" 
'지방간'→'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명칭 변경…"질병인식 증진 기대"
내년부터 시행 국가검진 의미·향후 국민건강 증진 활용방안 논의
C형간염 양성 땐 중증 간질환 이환 막기 위해 곧바로 치료 시작해야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17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간(肝)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열고 간 질환 관련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17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간(肝)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열고 간 질환 관련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무증상 감염이 대부분인 C형간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98% 완치됩니다."

내년부터 C형간염에 대한 국가건강검진이 시행되는 가운데 검진 도입의 효용성을 톺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또 최근 '지방간'에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명칭을 변경한 의미와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 비만 방지를 위한 범사회적 캠페인의 필요성도 되새겼다.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17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간(肝)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열고 간 질환 관련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김인희 간학회 의료정책위원회 이사(전북의대 교수)는 'C형간염: 국가 검진의 도입' 발제를 통해 C형간염의 조기진단을 통해 중증 간질환 부담을 줄이고, C형간염 감염 확산을 막는 최선의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C형간염은 혈액으로 전파되는 전염성 질환이며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의 만성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간암은 사회경제적인 활동이 활발한 40∼50대 암종별 사망원인 1위로서, 국내에서도 원인 질환 중 B형간염이 61%, C형간염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WHO에서는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2015년 대비 간염 발생률 80%, 사망률 65%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 인증 기준을 제시했지만, 현재 국내 C형간염 지표들은 퇴치 목표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퇴치가 어려운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C형간염은 무증상 감염이 대부분(약 70∼80%)으로 감염 예방 백신은 없지만 경구용 치료제를 8∼12주 투여할 경우 98% 완치된다.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중증 간질환 부담을 줄이고 감염원을 제거해, C형간염 전파 확산을 막는 최선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형간염 항체 검사를 이용한 국가 검진 도입으로 향후 국내 C형간염 정복의 중요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은 많은 연구와 대국민 계몽·홍보 캠페인을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제기해 왔다. 

간학회는 질병관리청과 함께 C형간염 관련 정책연구사업을 진행하며 정책 입안 근거를 확보했다. 그동안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위한 연구 - C형간염 환자 조기 발견 시범사업(2021년)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C형간염 검진의 타당성 분석 연구 및 선별검진의 사후관리 방안(2022년) ▲만성 C형간염 환자의 진단 당시 진행 단계(섬유화) 별 분포 조사 및 질병부담 모형 개발(2022년) 연구 등이 이어졌다.  

김인희 이사는 "C형간염은 조기발견도 중요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를 간과하기 쉽다.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C형간염으로 진단받으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라면서 "국가건강검진에 도입된 C형간염 항체검사는 선별검사로서 검사결과가 양성이라고 할지라도 'C형간염 환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현재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확진 검사가 필요하다. 향후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에서는 질병청과 함께 C형간염의 예방, 진단, 치료에 대해 적극적인 전문가 의견을 개진하고 대국민 홍보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C형간염 국가 검진으로 국민은 생애 1회 56세(2025년 기준 1969년생) 해당년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받게 된다.

장병국 간학회 지방간연구회장(계명의대 교수)은 '지방간: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 발제에서 지방간 해결을 위해 건강한 생활습관, 비만 방지를 위한 범사회적 캠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명칭을 바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의미도 설명했다. 

간학회는 지난 6월 열린 연례학술대회(The Liver Week 2024)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공식 한글 용어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공표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NAFLD)과 '비알코올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NASH)은 간장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됐지만, 음주량 기준의 진단기준으로 대사기능 장애를 간과했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병국 지방간연구회장은 "새로운 용어가 향후 환자를 배려하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고, 새 약물 및 바이오마커 개발 촉진, 학술단체, 정부기관, 정책입안자, 의료산업 및 환자 단체와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질병 인식 증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과도한 음주, 약인성,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이차적 원인에 의해 간질환이 없으면서 발생하는 만성 간질환이다. 최근 비만, 당뇨, 고령 등과 동반되면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간경변증, 간암과 같은 만성간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과도 관련성이 있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병질환의 의료비 지출도 급증해 의료계뿐 아니라 범사회적으로 지방간의 관리와 적극적인 예방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학회와 질병관리청이 진행한 정책연구에 따르면 체중감량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필수 전략이다. 단순히 지방간(steatosis)이 아닌 지방간염(steatohepatitis)까지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 이상의 체중 감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운동 치료법을 병행해야 한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다이어트법이 있지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에 상관없이 결과적으로는 섭취량을 줄여 총에너지를 제한하는 게 필요하다. 몸에 맞는 운동도 지방간 관리를 위해 필수적이다. 
 
장벽국 지방간연구회장은 "지방간은 평소 증상이 없어 간경변증과 간암 등이 발생한 후에는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하더라도 완벽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면서 "다만, 다른 바이러스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질환에 비해 진행이 더디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이뤄진다면 정상 간을 유지할 수 있다. 그만큼 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짚었다.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국민에게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제공하고자 '간의 날'(10월 20일)을 지정하였으며, 올해로 스물다섯 번 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서동진 한국간재단 이사장, 권영오 대한간학회장, 김윤준 간학회 이사장 등을 비롯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김기훈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등 정부, 학계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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