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인의사협회, 22일 학술대회…의대생 등록 3배 증가
안철수 의원 "빠르면 5년, 국내 의료붕괴 직전 상황올 것"
의대정원 증원 사태로 인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미국 의사에 관심을 가진 의대생들이 한 조사에서 2%에서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발도상국 국가의 의사들이 해외로 관심을 가지는 수치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재미한인의사협회(KAMA)가 22일 서울신라호텔에서 협회 설립 50주년을 기념하고, 국제학술대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John H. Won 재미한인의사협회장은 "현재 한국 의료계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미디어를 통해 알고있지만 복잡한 부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며 "조속히 해결될 줄 알았던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 한국 의료계가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5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의 주제는 'Collaboration in Healthcare'로 의료 분야의 협업이다. 학술대회는 이례적으로 많은 국내 의대생들이 관심을 보이며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다.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의대생 및 수련의가 100명을 넘지 않는 것이 평균적이나 이번에 300명이 넘어 등록 홈페이지를 닫았다는 사실을 전한 재미한인의사협회는 "의대생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의사국가고시나 트레이닝을 받는 것'에 관심을 가진 한국 의대생이 45%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전 조사에서 미국 의사국시 등에 관심있다고 응답한 한국 의대생은 2% 정도에 불과했다.
재미한인의사협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국내 의대생과 수련의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별다른 의도나 기획은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의사 출신 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미국 의사에 관심을 가지는 의대생 수치가 2%에서 45%로 증가했다는 소식에 "솔직히 놀라웠다. 개발도상국 국가에서 의사들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수준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난한 국가에서 의사 수 필요성에 숫자 자체를 통제하려고 노력하는데 이같은 통제는 결국 의사들이 나라를 떠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국가가 국민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역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의원은 "빠르면 5년, 10년안에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하며 "의료시스템이 전혀다른 영국과 독일이 1000명, 2000명 증원한다고 그걸 똑같이 한국에 적용하면 말이 안된다. 의료시스템이 다른 것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수·지역의료 공백과 의사과학자 부족 등 현 의료 문제에 대한 구조 개혁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안 의원은 "앞으로 결과는 뻔하다. 오히려 지방의료, 필수의료는 다 망가질 것"이라며 "당장 내년도 배출 의사가 기존 3000여명에서 300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현 상황을 빨리 공론화 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들의 휴학을 정부가 명확한 근거없이 막고 있는 현 상황을 언급했다.
이주영 의원은 "국가가 개인에 대해 어디까지 개입하고 강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해야한다"며 "지금의 상황은 정당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해외에서는 의료계가 어떤 방식으로 정부와 소통하고 있는지, 의료계가 정부 혹은 사회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방식을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