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대학부모, 국회 앞 시위 '조건 없는 휴학 승인' 촉구
교육부 '시간끌기·시선 돌리기' 비판 "제대로 공부하게 해달라"
전국의대학부모들이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를 겨냥, 의대생의 조건 없는 휴학승인을 촉구하며 국회 앞을 찾았다. 정부의 '오락가락'정책 속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 의대생들의 상황을 한탄, '윤석열 세대가 되길 거부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전국의대학부모연합은 24일 오전 7시부터 국회 앞에서 '40개 전국의대 총장님들께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한 뒤 '의대증원 철회, 의대생 휴학 승인, 이주호 교육부장관 파면' 촉구 구호를 외쳤다.
전국 의대생 학부모들은 지난 8월 26일부터 매일 서울정부청사 본관 앞에서 '2000명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항의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 '의대증원 청문회',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일정에 맞춘 침묵시위, 피켓 시위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학부모들은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교육부 장관이 추진한 정책에 올라탄 학생들은 '윤석열 세대'라는 놀림까지 감당하게 생겼다"며 "우리는 윤석열 세대를 거부한다"고 분명히 했다.
교육부는 올해만 교육과정에 I 학점 도입, 무시험 진급, 5년제 의과대학 도입 예정 발표 후 취소, 조건부 휴학 승인, 조기졸업 가능 등을 무작위로 공표했다.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을 9월까지 내놓겠다고 했지만 10월이 끝나가는 현재까지도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의대학부모들은 이러한 교육부의 행보가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입장에서는 9월 수시 접수가 마감되었기 때문에, 그 방안이 시급하지 않은것 같다. 6월에 공표할 때부터 9월 시한을 정한 것을 보면, 수시 접수까지만 버티려는 수작이었을 것"이라면서 "2025학년도 입시만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현 불가능한 정책들을 남발하는 데 대해선 '시선 돌리기'라며 "본질은 의학교육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독립성이 보장된 채, 교육의 질이 담보된 교육환경에서 저희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의대생들은 공보의, 군의관이란 지위에 바로 바로 채워져야 될 소모품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학부모들은 "공보의, 군의관을 지원하더라도 제대로 공부해서 스스로 지원할 것"이라면서 "정상적인 사회라면,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사회로 내보내기 위한 책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40개 전국의대 총장들에 "학생들은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자유와 자기 결정권에 따라 휴학을 신청했고, 고등법원에서도 의대생들의 학습권은 법적 보호이익이라 판결했다"면서 "아이들은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한다. 시간이 없다. 조속히 휴학 승인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날 학부모들의 시위 현장에는 채희복 충북의대교수비대위원장과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함께 참여, 목소리를 보탰다.
채희복 비대위원장은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가 국회에 꼭 도달하길 기원한다. 저도 함께 하겠다"며 "휴학은 개인 자유, 조건 없이 승인하라!"고 외쳤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우리나라 의료가 뭉개지고 있는 기로에 서 있는 지금 학부모님들의 안타까움과 걱정되는 마음, 절절한 분노를 잘 알고 있다"며 "의협 또한 의료를 제대로 지켜내야할 책임이 있다. 의료를 지키려는 마음을 지키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