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원, 실기시험 성과분석 연구 보고서 공개…전남의대 책임 연구
"지도의사 감독 하에 실제 환자 대상 진료 수행 교육 시스템 만들어야"
2009년부터 시작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기간을 단축하고 응시 횟수를 늘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실기시험센터 증축이 꼭 뒤따라야 한다는 제언도 더해졌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최근 의사 국시 실기시험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담은 '의사 실기시험 성과분석 및 평가'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전남의대 정은경 교수가 책임을 맡았다.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2009년 진료문항 6문제, 수기문항 6문제 등 총 12문제가 나왔다. 2021년부터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의 진료 능력을 평가하고 환자-의사 관계 형성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모든 시험 문항을 표준화 환자 진료 방식으로 구성하되, 일부 환자 진료에 필수적인 기본 수기를 포함하는 종합문항(10문제, 문제당 12분)으로 바뀌었다.
연구진은 40개 의대 임상실습이나 임상수행능력 평가를 담당하는 교수를 비롯해 학생, 졸업생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변화 인지 및 만족도를 조사했다. 인턴과 전공의 1년차, 공중보건의사의 실기시험 영향력 등을 평가했다.
이를 종합해 연구진은 "의사 실기시험은 의학교육의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실습의 내실화다. 지도의사의 감독 하에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입원환자가 있을 때 학생은 관찰자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진료 팀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필수의료 진료과 임상실습을 강화하고 주요한 술기 수행능력을 높여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임상실습 전담 교수 인력을 확충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의대 자체 또는 컨소시엄 소속 표준화 환자의 교육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험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시험 내용 중 진료문항은 실제 진료현장에서 꼭 알아야 하는 대표적인 진료 문항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의사관계 부분도 실제 진료현장에서 볼 수 있는 환자의 증례로 환자 역할에 진정성을 강화하고 정보 수집에 관한 체크리스트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사 실기시험 수기문항(OSCD)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도뇨관 삽입 ▲심전도 검사 ▲무균 가운과 장갑 착용 ▲뼈관절 부목 고정 ▲단순 흉부엑스선 프레젠테이션 ▲이물질 기도폐색 응급처치 ▲척추 천자 ▲주사(피하, 피내, 근육) ▲기관 내 흡인 ▲농양절개배농술 등도 다뤄야 한다고 했다.
시험 운영도 실기 기간을 단축하고 응시 기회를 2회 이상 제공해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다만, 실현을 위해서는 의사 실기시험센터 증축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의사 실기시험센터 증축은 향후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따른 의사 실기시험 응시자 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채점 기준 공개 문제도 꺼냈다. 이는 의학과 4학년 학생과 공중보건의사의 요구가 매우 큰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연구진이 의대나 권역별 컨소시엄에서 시행된 임상수행능력 평가 결과와 의사 실기시험 결과와 비교했을 때 일부 대학이기는 하지만 임상수행능력 평가 성적이 우수한 편이었음에도 실시시험에 불합격한 경우가 있었다. "실기시험에 불합격했을 때에 한해서라도 구체적인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라는 제언을 더했다.
또 "현행 체크리스트 채점은 학생들이 제한시간 안에 환자의 문제와 관련 있는 질문을 빠짐없이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임상추론과 관련없는 질문을 많이 하는 문제점이 있다"라며 "체크리스트 위주 채점방식 이외 사이시험 부활이나 환자 의무기록 평가 등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