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모르쇠' 조규홍 vs 의학교육 '확실 보장' 이주호

의료대란 '모르쇠' 조규홍 vs 의학교육 '확실 보장' 이주호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11.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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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정부 현실인식 도마 위 "장관이 대학병원 예약해봐라"
교육부 장관엔 "7500명 양성 의사에 진료받을 수 있나?" 질타
여야의정협의체 합의 집행가능? 한덕수 "행정부가 책임질 것"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이주호 교육부장관 [국회방송 캡쳐] ⓒ의협신문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이주호 교육부장관 [국회방송 캡쳐] ⓒ의협신문

사회적 과제, '의료대란'이 8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5년도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정부 관계자들은 일제히 현 상황을 '안정적·낙관적'으로 평가, 현실을 외면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대란에 대해 "비상진료체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발언, "장관이 직접 대학병원 예약을 해보라"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국회 질타를 받았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이른바 '7500명 의대 신입생 교육사태'를 두고 쏟아진 우려에 "6년동안 의대교육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상당히 유연하게 질을 훼손하지 않는 방안이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며 "교육부가 (의학교육의) 질 만큼은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의료계, 의학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의학교육 질 문제는 오직 교육부 장관만이 '낙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학병원 직접 예약해봐라"

의료대란 장기화·심화 상황 속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날 나온 윤석열 대통령 담화문에서도 의료대란을 '국민 불편'으로 표현, 현 사태를 보는 정부의 안일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조규홍 장관은 "현재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보느냐? 대학병원 가서 진료받는 것이 전처럼 되고 있나?"라는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 질의에 대해 "여러 지표가 있는데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료대란 책임을 묻는 질의에는 "의료대란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했기 때문이지 의료개혁을 해서 생긴 게 아니다"라는 책임 회피성 발언도 내놨다.

의료대란 축소 의도가 드러난 답변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질타가 이어졌다.

정일영 의원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지난 9월 4∼9일 의료기관 65곳 대상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64.6%가 응급실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며 "제가 (대학병원 진료를) 예약해 보려니 잘 안됐다. 장관님도 한번 해봐라"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역시 "장기간 의료공백으로 인해 수술 일정이 늦어지고, 제때 치료받지 못해 구급차에서 죽어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언제부턴가 응급실에 아무 문제가 없는 듯 얘기한다. 응급실 안전한가"라고 반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많은 분이 집단행동으로 환자들을 떠났기 때문에 전혀 영향이 없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있다"면서도 "나름대로 응급환자 중증환자들에 대한 치료를 견디고 있다"며 현장은 큰 문제가 없다는 기조를 이어갔다.

"교육부 장관은 그렇게 양성된 의사에 진료받을 수 있나?"

부실 의학교육 우려에 대한 문제도 지속 제기됐다. 현 정원의 2.5배인 '7500명'이 내년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 다시 조명됐다.

정일영 의원은 의대생 휴학과 관련한 교육부 일련의 조치가 '강압적'이었다고 비판하면서, 내년 한꺼번에 교육을 받게 될 7500명의 의과대학 1학년생들의 교육 현실을 지적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6년동안 의대교육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상당히 유연하게 질을 훼손하지 않는 방안이,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면서 "예산 5조원을 확보했다. 교육부 차원에서 질만큼은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일영 의원은 "1년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학년을 올라가면서도 문제도 함께 올라갈 거다. 의학교육은 일반 학습 과정과는 다르다. 본과에서 공부해야 하는 해부학 실습이 되겠느냐, 그렇게 교육받은 학생에 교육부 장관은 진료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전공의 빠진' 여야의정협의체 합의 집행 가능? 한덕수 국무총리 "행정부가 책임질 것"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전공의 수련 지원 예산안 집행 가능성과 함께 직접적 당사자가 모두 빠진 여(야)의정협의체 합의 집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제기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은 의료대란 후 마련된 일련의 예산안이 '대통령 사고수습비용'이라며 "대통령이 저지른 일에 대한 추가비용이 막대하다"고 꼬집었다.

수련의 등 의료인력 양성 사업은 올해 291억원에서 내년 3922억원으로 1246%가 증가했다. 내역을 보면 전공의 9038명에 1인당 3200만원의 수련비용을 지원하토록 돼 있다.

허성무 의원은 "한치도 물러섬이 없는 의정갈등을 만들어 병원에서 다 몰아냈는데, 이제와서 전공의 수련환경을 지원한다고 한다. 들어오지도 않는데 복지부 장관은 이거 집행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11일 출범을 앞둔 '여야의정협의체'를 언급, 합의를 이행할 수 있다며 자신을 보였다. 해당 협의체에는 의료계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나 전공의 대표, 의대생 대표들이 모두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집행 가능하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의료공백 이전부터 필요성이 강조됐던 사업"이라며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원상태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여야의정협의체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의정협의체 이행 책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서영석 의원은 "협의체를 했다고 하면 실행력을 담보해야 한다. 윤석열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갈등관계에 있다. 의사결정의 실행력을 누가 담보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정협의체가 합의를 하면 그 이행력은 다행히 행정부가 책임지고 이행을 하도록 하겠다"며 "약속할 수 있겠나"라는 질의에도 "그렇게 하겠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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