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의원 '의료인 결격사유 완화'법안도 계류
김윤 의원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재발의·수정안 검토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의 1호법안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대상 확대'법안이 일시정지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19일 이주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계속심사를 결정했다.
개정안은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국가가 보상하는 '의료사고 보상사업'의 대상으로 '응급 상황 중 발생한 중대한 의료사고'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없어질 위기'에 처한 응급의료체계에 숨 불어넣기를 하자는 것이 발의 취지다.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법안에 대해 "개정안을 통해 필수의료 인프라 붕괴 및 필수의료 전문의 감소 추세를 막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적극 찬성의견을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적 책임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전반에 대해 국가적 책임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 및 관련 연구가 선택돼야 한다"며 신중검토 의견을 밝혔다.
심사에서는 결과적으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복지위 관계자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 해소에 기여하려는 개정안의 취지에 대한 공감은 있었다. 다만 환자단체 등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과 다른 진료과와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과 패키지 법안으로 발의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내일(20일) 법안소위 심사 안건에 오른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응급의료종사자 등의 응급처치 및 의료행위에서 발생한 사상에 대해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안을 담았다. 해당 행위가 불가피했고, 회피 가능한 중대한 과실이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은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일명 '선한 사마리아인법'에서 면제 범위를 '사망'한 경우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김예지 의원 '의료인 결격사유 완화'법안, 김윤 의원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 신설'법안도 계류
같은날 함께 심사받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이날 계속심사로 발목이 잡혔다.
김예지 의원 대표발의 법안은 '의료인 결격사유 완화'법안으로, 의료인 결격 및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대상범죄를 '모든 범죄'에서 '의료 관련 법령 위반, 특정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대상 범죄'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면허취소 후 재교부 받은 사람이 자격정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을 삭제하고, 면허취소 후 재교부 금지기간을 완화하는 내용도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포함한 보건의료계는 대부분 '찬성'입장을 밝혔다.
현행 의료법은 입법재량을 일탈해 자의적·불합리한 차별취급으로, 평등 원칙에 위배되고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의료행위와 무관한 행위에 대해 형사제재를 이유로 재교부기간을 증가시키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해당 법안은 심사과정에서 법률의 잦은 개정에 따른 법적 안정성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부딪혔다.
지난 2023년 4월 27일 국회 본회의 통과 후 2023년 11월 20일 시행된 개정안은 진료관련 범죄로 한정됐던 것을 모든 범죄로 확대하는 반대성격의 법안인데,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은 의료법을 다시 수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의료계의 반발을 샀던 김윤 의원의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법안소위를 넘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보건의료인력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 및 한계, 유권해석 및 분쟁조정신청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의 수립사항에 '보건의료인력 업무범위 조정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보건의료계는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업무범위의 불명확성을 높일 수 있고, 위원회에 비전문가 참여로 전문성·중립성 결여가 우려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법체계상 보건의료인력간 업무범위 조정에 관한 사항을 해당 법에 규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다.
보건복지부 역시 해당 법에서 업무범위 조정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냈다.
복지위 관계자는 "여·야 간사실에서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됐다"면서도 "해당 조항이 어느 법에 위치해야 법사위 등에서 이견없이 통과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있었고 복지부에서는 보건의료기본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제출된 의안의 제명을 바꾸는 사안인 관계로, 재발의 또는 수정대안 가능 여부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계속심사 결정이 나왔다"고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