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시국선언문·탄원문 각각 발표 '용기와 결단' 요구
의대 교수협의회 "교육자로서 소신 지켜달라" 호소
한림의대 전공의와 의대생이 교수와 학교를 향해 '용기와 결단'을 요구했다. 한림의대 교수협의회는 탄원문을 통해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응답하며 학장과 보직 교수에게 "소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한림대의료원 전공의 한림의대 학생은 17일 학교와 의료원에 5개의 요구안을 담은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의 시작에 불과하다"라며 "정부가 무리해서 추진한 의대증원과 의료개악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의료 질 저하와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을 강행하면 학생들은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할 위험에 처해있다"라며 "교수님들은 침묵하고 있다. 이 침묵은 학생과 전공의를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공의와 학생들은 ▲부당하게 처단 대상이 된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목소리 ▲전공의 선발 중지 ▲신입생 모집 중지를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나아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전공의와 학생들은 앞선 요구안이 해결될 때까지 돌아갈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의료와 교육의 미래를 위해 계속해서 행동할 것"이라며 "우리 의료와 교육 환경을 지켜낼 수 있도록 부디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어달라"고 강조했다.
한림의대 교수협의회도 같은 날 탄원문을 내고 의대 총장과 학장, 보직교수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의료 생태계를 파괴할 폭탄을 실은 열차가 이미 출발했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했다.
총장에게는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선언을 하고, 의대증원 정책을 거부해 달라"고 요청하며 "황당한 정책을 만든 탄핵 대통령을 따랐다는 것이 총장 일생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의대 학장에게는 의대증원 정책을 거부, 보직교수에게는 의대 학사 업무 거부를 촉구했다. 교수협의회는 "학교 행정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라며 "이 상황을 멈출 수 없다면 차라리 학장을 그만두는 것이 현명하고 그것이 대한민국 의료계를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돌리지 말고 예비합격자를 섣불리 발표하지 말아 달라"라며 "타 학교로 간 인원의 편입 충원도 중단하고, 정책을 돌이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했다. "제자들이 더 이상의 자괴감과 상처 없이 선배들에 대한 증오감 없이 학업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는 말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