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후보 "사직 전공의 군 문제 '코 앞', 대책이 뭐냐"

주수호 후보 "사직 전공의 군 문제 '코 앞', 대책이 뭐냐"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12.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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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영 대상자 최대 수용인원 '두 배' 넘을 듯....3년 뒤엔 '0명' 더 문제
전공의 사직 사태로 꼬인 실타래..."정부,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대책 내놔야"

ⓒ의협신문
ⓒ의협신문

주수호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3번)가 정부에 사직 전공의 군 문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만 그 기준은 공정하고 명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서다.

주수호 후보는 18일 입장문을 내어 이 같이 밝혔다.

주 후보는 "대한민국 정부가 군 입영 대상자로 소화할 수 있는 의사의 수는 1200명 정도가 최대이나, 현재 사직 전공의 중 군 입영 대상자는 그 두 배를 휠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더 큰 문제는 3년 후에는 입영 대상자가 없어진다는 점"이라고도 지적한 주 후보는 "정부가 3년 후 맞게 될 군 의료와 지역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사직 전공의를 입영시키기도, 입영시키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현재의 혼란 상황을 환기했다. 

주 후보는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군 의료와 지역 의료 파탄 직전에 미봉책으로만 일관하려 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후유증을 감내하고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 군 입영 문제에 대한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과 대책을 신속히 발표하라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나자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공의 수련을 중단한 미필 전공의들은 원칙적으로 내년에 모두 군 입영 대상자가 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의사면허를 취득한 남자 중 군 미필자의 경우에는 현역 입영 대상자가 아니라 의무사관 후보생 입영 대상자로 분류되어 왔고, 현재 사직 전공의 중 군 미필자들도 의무사관 후보생 입영 대상자입니다. 따라서 내년에 군 복무를 시작하는 사직 전공의들은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로 37~38개월 복무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군 미필 사직 전공의가 입영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정부가 한 해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군의관은 매년 800명, 공중보건의는 매년 300~400명 정도가 복무를 시작하고, 복무 시작 인원과 거의 동일한 수가 전역을 합니다. 즉, 한 해에 대한민국 정부가 군 입영 대상자로 소화할 수 있는 의사의 수는 1200명 정도가 최대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현재 사직 전공의 중 군 입영 대상자는 1200명의 두 배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군 미필 사직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입영을 하게 되면, 해당 인원들의 업무 배치나 봉급 재원 마련 등도 문제가 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3년 후에는 입영 대상자가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이에 정부가 3년 후 맞이하게 될 군 의료와 지역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사직 전공의 전체를 입영시키는 선택은 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년에 1200명가량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의 전역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직 전공의를 입영시키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사직 전공의들이 내년에 병원으로 복귀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입영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박민수 차관의 군 미필 사직 전공의 내년도 입영 원칙은 병무청훈령에 기반하여 말한 내용입니다. 현행 의무·법무·수의사관후보생 선발·관리 규정(병무청훈령 제2091호)을 보면, 제7조(신상변동통보 및 처리) 제1항제1호(군전공의요원 수련기관에서 퇴직한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은 다음연도 의무사관후보생 입영대상자로 병적관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병무청훈령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군 미필 사직 전공의들은 법적으로 군 입영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군의관으로 입영하지 않은 의무사관 후보생을 현역병으로 입영시키거나 아예 입영시키지 않는 것은 국방부훈령에도 위배됩니다. 의무·수의 장교의 선발 및 입영 등에 관한 훈령(국방부훈령 제2839호) 제10조(의무장교 선발대상자의 현역장교 등 선발) 1항에서는 병무청장이 통보한 선발대상자 중에서 신분별, 특기별로 현역 군소요 인원을 충원하고 초과인원은 보충역(공중보건의사ㆍ징병검사전담의사 및 전문연구요원을 말한다)으로 분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국방부훈령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군의관 분류를 받지 못한 의무사관 후보생은 공중보건의, 징병전담의 등으로만 배정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병원 업무 복귀를 약속한 사람들은 입영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병원 복귀를 거부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입영 대상자로 선정하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모든 군 미필 사직 전공의가 같은 선택을 한다면, 병원 복귀 여부를 가지고 입영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이에 정부는 고연차 전공의 우선 입영, 무작위 추첨 등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들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무수한 법령들을 무리하게 개정해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는 공정성과 형평성이 무엇보다도 중요시되는 군 복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도 어려울뿐더러 유사 전례가 없었기에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현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저지른 의료농단으로 인해 수련병원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고, 지방 의료진들의 수도권 이동으로 인해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으로 인해 군 지휘 체계가 붕괴되고, 국방부의 업무는 사실상 마비되어 군 의료와 지역 의료도 붕괴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사직 전공의 군 입영 문제에 대한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과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신속히 발표해야 합니다. 만약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군 의료와 지역 의료 파탄 직전에 미봉책으로만 일관하려고 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후유증을 감내하고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2024년 12월 18일

제 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 
기호3번 주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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