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신중검토"
정보제공 요청 범위 명확히 규정…요청기관도 일원화해야
사상자 치료 최우선 특수상황 감안…과도한 벌칙조항도 문제

재난 발생시 의료기관이 사상자의 인적사항, 이동 동선 및 위치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토록 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일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신중검토'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는 재난현장에서 사상자를 의료기관에 이송하거나 사망자를 임시영안소 등에 안치하는 경우 이송정보의 기록 및 수집, 관리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
개정 법률안은 사상자의 가족 등이 사상자의 이동 동선 및 위치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의료기관 등에 자료제출, 의견 진술 등의 협조 요청이 있을시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따르도록 하고 있다. 또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병협은 재난 상황에서 사상자 이송정보에 대한 수집·관리를 통해 위치를 가족 등이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재난 발생시 의료기관은 사상자의 치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관계기관의 요청에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명문화하는 데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의료기관에 요청하는 정보의 범위 및 제공 관련 문제다.
개정안은 '사상자의 응급처치 및 이송에 관한 정보를 기록 및 수집, 관리'의 주체를 시·군·구 긴급구조통제단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재난발생시 병원 현장에서는 지자체, 보건복지부, 행정안정부, 소방청, 경찰청 등 다수 기관에서 사상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크고, 사상자 치료라는 최우선적 역할에 집중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발생한다.
병협은 "대규모 재난 발생시 응급의료기관 등 병원의 최우선적 역할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자의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일원화해야 한다. 재난발생 장소 주변 응급의료기관의 경우, 과중한 환자 수용과 의식이나 보호자가 없는 사상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라면서 "재난 현장에 경찰이나 관계 공무원 등이 상주해 신분확인 절차를 전적으로 담당케 하는 법적·제도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벌칙조항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병협은 "재난상황 발생시 사상자 이송정보를 요청하는 범위·양식이 일관되지 않고 여러기관 담당자들이 각종 정보를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당한 사유없이 협조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칙조항은 의료기관의 특수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과도한 조치"라면서 "사상자의 신속한 이동 동선 및 위치파악을 위한 벌칙조항이라면 이송정보 수집처를 명확하고 일원화하는 게 반드시 병행 검토돼야 한다"짚었다.
현재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서도 재난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법적 의무만을 규정할 뿐 벌칙조항은 규정치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