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영 홍보이사 "절박한 미래 위해 행동에 나설 때"
전공의 의대생 참여 통로 다양화 위한 기획에 집중
2020년, 그는 의대생이었다. 당시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젊은의사 집단행동에 기꺼이 동참했다. 휴학도 신청했다.
2023년 말, 그는 인턴 수련을 받으며 레지던트 수련을 이어나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수련 기간 중 건강보험 개혁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일단 수련을 받는 게 맞는 것인지 망설여졌다. 그의 전망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앞세운 의료개혁이라는 형태로 앞당겨 펼쳐졌다. 기꺼이 레지던트 수련은 뒤로하고 미래를 고민했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날인 2024년 12월 31일 현재, 그는 대한의사협회에서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의협의 목소리를 정부와 국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의 이야기다. 올해 5월 20대 후반의 나이에 제42대 의협 집행부에 합류했다. 평소에도 의료 정책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가정환경 덕분에 정책에 관심은 있었다. 마침 새 회장 선거가 있었고, 의협은 투쟁만 하는 것 같아 쓴소리를 하려고 목소리를 내면서 결국 의협 회무 깊숙이 참여하게 됐다.
[의협신문]은 30일 채동영 이사를 만나 약 8개월 동안 의협이 돌아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젊은의사들이 정책에 관심을 갖고 회무에 참여하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채 이사는 "지금 만들어진 의료 정책으로 20년, 30년 후 의술을 행할 사람들은 지금의 전공의와 의대생이다"라며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의료 형태가 어떤지 국가와 의사가 모두 고민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더욱 젊은의사들이 참여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젊은의사들이 제시한 요구안은 과거 의료체계로 되돌려야 한다는 것인데, 현 상태로는 의료체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라며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와 선배의사들 손에만 맡길 수 없다. 적어도 우리가 원하는 모습인 무엇이라고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일방적 의료정책으로 혼란해진 지금이 적극적으로 젊은의사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때라고 했다.
채 이사는 "젊은의사들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흉부외과가 무너지는 걸 목격해왔다"라며 "당장 우리의 내일을 절박하다고만 할 게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한다. 투쟁은 우리가 하고 정책은 의협에서 알아서 하면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젊은의사들이 고생한 만큼 원하는 데로 직접 바꿔나가기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장 불신임으로 42대 집행부는 1월 초 회무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동안 채 이사는 의협 내부의 '젊은' 이사로서 사직 전공의, 의대생이 정책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다양하게 만들어왔다.
젊은의사 정책공모전이 그랬고, 정책자문단 운영도 그의 생각이다. 정책공모전에는 400여 건의 정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채 이사는 "아이디어를 실제 정책으로 바꾸는 과정은 지난하고 어렵다"라며 "젊은의사가 단순히 아이디어만 낼 게 아니라 이를 채택하고 결정하는 과정 자체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게 정책자문단이다. 정책자문단에는 15명 내외의 의대생과 사직 전공의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 여름 출범한 정책자문단은 의료계에 자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냈고 낙태죄 폐지 후 입법 공백 상태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안도 만들었다.
채 이사는 "지금까지는 단순히 젊은의사 시선에서 시간, 급여, 환경에 국한한 수련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이야기했다면, 협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자료를 공부하고 전문가의 목소리도 들었더니 훨씬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결국 좌초됐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아픈 손가락이라고 했다. 의협은 지난 6월 산하에 범의료계 조직 올특위를 구성한 바 있다. 전공의부터 의대생, 교수, 개원의 직역까지 아우르기 위한 조직이었지만 주요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이 계속 참여하지 않아 결국 중단됐다.
채 이사는 "올특위는 의료계 전 직역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였고, 전공의 의견을 가장 관철시키기 좋은 구조였다"라며 "전공의와 의대생 참관도 받았는데 위원들이 회의 안과 밖에서 다른 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감시 기능을 했다. 이는 젊은의사들이 생각한 방향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협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의협은 파업을 하고 투쟁만 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실제 경험해 보면 우리나라 의료 전반에 많이 관여하고 있다"라며 "밖에서는 정치적인 부분만 보게 되니 편견을 갖게 되는데 의협은 보건의료 전반에 걸쳐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의협에 한 번이라도 와서 얘기라도 나눠보면 적대적인 감정부터 사라질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의협도 젊은의사들을 보다 열린 태도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젊은의사가 정규적으로 의협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나아가 보험, 의무 파트는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공의가 배우면서 익혀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젊은의사 교육 프로그램인 정책 아카데미를 부활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젊은의사들이 회무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