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이 의대생에게 "돌아가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의협이 의대생에게 "돌아가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5.03.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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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적 압박하는 총장에게 "조금 더 인내해 달라" 호소
"정책 실패·공권력 남용에 대한 사과 먼저 하라" 재차 강조

김성근 의협 대변인이 20일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성근 의협 대변인이 20일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휴학을 신청하고 학교를 떠난 의대생의 '복학'을 놓고 정부와 대학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사태의 핵심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을 갖고 "학생들의 선배인 의협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풀어갈 테니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핵심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가장 바라는 단체는 의협"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어 "의협이 더 먼저 나서서 우리나라 의료의 문제점을 알리는 일에 매진했다면 의대생들이 밖에서 어려운 시간을 겪어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의 목소리가 많다"라며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의대생들에게도 각자의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의대생은 휴학이라는 행동을 개인적 신념에 입각한 자주적 의사 표현이라고 이야기해왔다. 그런 판단 기준을 현재의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해 주길 바란다"라며 "스스로 묻고 답한 후 판단을 하고, 누구에게도 결정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학생들의 복귀를 촉구하며 복귀를 하지 않았을 때 일반적인 학사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의대 총장들도 의대생의 휴학 신청을 반려하기로 뜻을 모으고 여차하면 유급 제적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개인적 사유로 휴학 신청을 하는데 승인하지 않는 조치가 일반적인가"라고 반문하며 "제적을 운운하는 것은 학생을 보호하는 게 아닌 압박으로 인식된다. 학생들이 대학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금 더 인내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당장 올해 24·25학번이 동시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실에 대해 의대생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다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 대변인은 "의대 학장 협의회는 24·25학번 교육이 가능하다고 장담하지만 학생들이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라며 "5.5~6년제를 도입해 분리 교육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의대 교수들한테도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고 감을 잘 잡지 못하고 있다. 교수도 그런데 학생들은 오죽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6년을 5.5년으로 줄여서 수업을 진행하는 게 합당한 일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라며 "의대 교육은 6년으로도 부족하다고 많이 이야기한다. 이를 줄였을 때 학생에게 큰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다 유연하게 교육과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정부에 재차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현재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나아가 투쟁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대변인은 "무너진 의료체계 복구를 위해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젊은세대의 의사들이 가장 핵심적이다. 단순히 의사수가 줄고, 늘고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 유입되는 의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의료체계는 유지되지 않는다"라며 "정부는 의료개혁 방안 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는데 의사인력 배출 자체가 안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렇게 무너진 의료체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10년 안에 복구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작년 2월 이후 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 공권력 남용에 대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라며 "정말 학생들이 복귀해서 미래를 준비하길 원한다면 진솔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이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대생의 제적은 작년 전공의의 사직과는 무게가 또 다른 문제다. 우선 교수 직역의 행동과 대응을 지지하며 나머지 직역에서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며 "제적이 현실이 되면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인 의대생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앞장서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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