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수가협상을 앞두고 2일 개최한 '의원의 경영현황과 대책' 포럼은 시작 전부터 매우 흥미로운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며 관심을 모았다.
김양균 경희의대 교수(의료경영학과)가 전국 의원 중 내과 정형외과·외과 3곳을 표준의원으로 선정해 현장실사까지 나가 의원급의 어려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데이터를 제시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자료가 공개되자 김 교수는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정부측, 의료계측 토론자 모두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아야 했다.
평균환자를 하루 91.32명이나 보고 한해 약 3억 6300만원을 버는 의원을 대한민국 의원의 경영현황을 대표하는 표준으로 삼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김 교수 역시 지정토론자들의 지적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관련 자료요청을 거절해 충분한 표준의원 후보를 확보할 수 없었다며 최종결과에서는 데이터를 보정해 현실에 근접한 자료를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수의 약속에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데이터를 내기가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료계의 경영현황이 '평균값'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다변화됐기 때문이다.
상위 30%가 전체 보험급여액의 70%를 가져가고 70%가 30%의 보험급여액을 가져가는 구조에서 평균값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또 같은 의원이라도 입원실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은 데이터를 공유하기가 불가능하다. 과별 수익 차도 커 정형외과·외과·내과를 대상으로 뽑은 데이터는 아무리 보정해도 산부인과의 현실을 담을 수 없다.
현실이 이러한지 지정토론자들은 의료원가를 비용 중심으로 산정하는 연구방식에 회의를 나타냈다.
한쪽에서 아무리 적정한 비용을 산정했다고 주장해도 다른 쪽에서 과대책정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 모두가 수긍하는 적정비용 산정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정형선 연세의대 교수의 지적이 대표적이다.
오창석 원장(서울 오창석가정의학과)은 아예 공단 임직원들의 임금이 올라가면 수가도 그만큼 올리고 임금이 내려가면 수가도 내리자는 다소 시니컬한 제안도 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김 교수의 최종 연구는 여전히 유효할 것 같다. 위에서 제기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의원 경영의 지표로서 경영현황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지 병실이 있는 의원과 없는 의원, 과별 편차, 되는 병원과 안되는 병원의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하고 정교한 연구설계가 다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