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심혈관계 임상연구 정리Ⅱ-고지혈증 진료패턴

2008 심혈관계 임상연구 정리Ⅱ-고지혈증 진료패턴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8.12.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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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최 : 의협신문
 ▶ 일 시 : 2008년 12월 11일(목)
 ▶ 장 소 : 대한의사협회(사석홀)

올해는 그 어느때 보다 주목을 끈 심혈관계 임상연구들이 많이 쏟아졌다.
고혈압치료제 중 ARB제제가 최초로 ACE억제제와 비슷한 효과를 입증했고,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아도 스타틴을 먹었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공격적으로 혈당을 낮췄더니 오히려 사망률이 올라가 의문을 남겼고, 비타민E·C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지 못해 실망스럽게 했다. 

하지만 임상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나 데이터일 뿐,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일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의협신문>은 심혈관질환 전문가 5명과 내분비 전문가 1명을 초대, 올해 발표된 20개 심혈관계 임상연구 결과를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학자의 양심을 건 심층토론을 진행했다.

토론회 전문은 KMAtimes.com에 22일(월)부터 26일(금)까지 매일 한 분야씩 차례대로 게재된다. 

 

 

 

 

       1. 고혈압
       2. 고지혈증
       3. 당뇨
       4. 관상동맥질환
       5. 심부전

Ⅱ. 고지혈증

발표 : 김상현 교수(서울의대)
<ENHANCE>

▲ ENHANCE 연구에서 CIMT의 변화 양상
LDL-C가 210mg/dl 이상인 가족성 고지질혈증 이형접합제 환자를 대상으로 2년동안 심바스타틴 80mg 단독요법과 심바스타틴 80mg+에제티맘 10mg의 병용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경동맥 혈관내막-중막비후도(CIMT)를 얼마나 줄이는지 관찰했다.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의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각각 400mg/dl, 400mg/dl였으며, LDL-C는 317mg/dl과 319mg/dl 정도였는데, 24개월 후 총콜레스테롤은 270과 217mg/dl, LDL-C는 192와 141mg/dl로 크게 떨어졌다. LDL-C가 높은 환자군에서 병용요법이 더 유의하게 LDL-C와 CRP 수치를 낮췄으며, 중성지방과 아폴리포프로테인B도 마찬가지였다. 

CIMT는 연구 시작 당시 두 군 모두 0.69mm였는데, 24개월 후 단독요법군이 0.0058mm, 병용요법군이 0.0111mm 의 속도로 줄어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었다. 다만 병용요법 군에서 진행율이 약간 더 빨랐다.

병용요법이 LDL-C를 17% 더 낮추고 CRP 역시 더 강력하게 낮췄음에도 두 군에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로는 두 군의 초기 콜레스트롤이 높았음에도 CIMT가 거의 정상이었고, 연구 대상자들의 80%가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JUPITER>

▲ JUPITER 연구의 1차 연구 목표
매우 새로운 개념의 연구로서, LDL-C가 130mg/dl 미만, CRP 2.0mg/L 이상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남자 50세, 여자 60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20mg과 위약을 비교했다. 평균 1.9년 동안 LDL-C가 약 50% 감소했고, HDL-C는 4% 증가, TG는 17% 감소, hs-CRP는 37% 감소했다. 

이에 따라 투약군에서 심혈관 질환의 복합 지표인 1차 연구 목표를 위약에 비해 44% 낮췄으며, 치명적·비치명적 MI 등 2차 연구 목표도 30~40% 정도 감소시켰고, 전체 사망률도 약 20% 줄었다.

하지만 로수바스타틴 투약군에서 새로 당뇨 진단을 받은 환자가 0.6% 정도 많았고, 당화혈색소 수치도 유의하게 증가했다. 반면 GFR은 다소 좋아졌고, 암발생률은 증가하지 않았다.

<SEARCH>
심근경색 이후의 환자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약 6.7년 동안 심바스타틴 고용량(80mg)과 저용량(20mg)를 비교하고, 2X2 설계에 의해 엽산+비타민B12를 추가한 군과 위약군을 대상으로 호모시스테인 감소 정도를 비교했다.

심바스타틴 고용량을 사용했을 때 LDL-C가 저용량 보다 12~14% 정도 더 줄어들었지만, 임상 아웃컴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뇌졸중 발생에 있어서는 고용량군에서 좀더 이익이 있는 경향을 보였으며, 암 발생률에서도 두 군의 차이가 없었다. 

▲ 스타틴에대한 SEARCH 연구 결과

▲ 엽산+B12에 대한 SEARCH 연구 결과

 

 

 

 

 

 

기존 스타틴 연구들과 비교하면 이번 연구가 좋은 결과를 냈다고 보기 어려운데, 혈관 이벤트는 줄인 반면 다른 연구들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인 파워는 다소 약하다. LDL-C 감소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연관성도 약하다. 

두 번째로 호모시스테인의 경우 엽산+비타민B12 투여군에서 22% 더 낮게 나타났지만, 혈관 이벤트와 관상동맥 이벤트는 줄이지 못했다. 치명적인 뇌졸중은 다소 줄었다.


< 토 론 >

The Lower, NOT Better?

▲ 박정배 교수(사회 · 관동의대)
사회자 : LDL-C를 낮추면 낮출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The Lower, The Better'의 원칙이 있다. 메타분석에서는 LDL-C를 낮출수록 좋다는 결과가 있지만, 단독 임상연구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김상현 : 지금까지 LDL-C를 낮출수록 심혈관 아웃컴이 좋았던 연구들은 대체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했다. 따라서 질환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치 연구를 불안전성 협심증이나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프루브잇(PROVE-IT)·미라클(MIRACLE) 연구 등과 비교하기 보다는, 티앤티(TNT)나 아이디얼(IDEAL) 연구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

티앤티·아이디얼 연구에서도 사망률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고, 아이디얼 연구에서는 관상동맥 질환의 복합 지표를 보는 1차 연구 목표도 부정적이었다. 

종합해보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즉 초고위험군에서는 일관적으로 LDL-C를 낮출수록, 고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할수록 더 좋은 아웃컴을 보여줬다. 그러나 안정적인 심혈관 질환 환자가 포함된 경우에는 모든 이익의 크기가 더 작게 나타났다고 이해하는 게 좋겠다.

▲ 이철환 교수(울산의대)
이철환 : 서치 연구 결과는 좀 실망스럽다. 티앤티 연구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은 1차 연구목표인 사망률·심근경색증·뇌졸중 등을 23% 줄였다. 서치 연구는 여기에 혈관재관통술 등을 추가했지만,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또한 심바스타틴 80mg 투여군에서 근무력증이 발생하는 등 고용량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김상현 : 아토르바스타틴 80mg의 효과를 보려면 심바스타틴은 160mg을 썼어야 하지 않을까. 약물 용량 차이도 아웃컴 차이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이해영 : 심혈관 이벤트가 나타난 뒤 6개월쯤 지나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140mg/dl, LDL-C가 50mg/dl 정도로 떨어져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환자들을 심심찮게 본다. 이 때는 어떤 원칙을 써야 할까? 일단 스타틴을 유지하되, 용량 차이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용량을 줄여도 괜찮을까?

▲ 김상현 교수(서울의대)
김상현 : 정답은 없다. 하지만 안정형 협심증이 언제 불안정형으로 바뀔 지 모르고, 또 계속 안정형이 유지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완전히 스타틴을 끊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환자가 순응할 수 있는 스타틴 최고 용량을 쓰되, 최저 용량은 가능한 피하고 있다. 앞으로의 연구 결과가 중요하다.

 

 

 

인핸스의 실패…흔들리는 에제티밉

▲ 강석민 교수(연세의대)

강석민 :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토대로 볼 때 에제티밉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상현 : 인핸스 연구와 시스(SEAS) 연구 결과를 보면, 인핸스 연구는 연구 대상 선정에 문제가 많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스타틴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가 80%나 포함됐고, 연구 초기 CIMT도 정상이어서 개인적으로 연구 대상에 문제가 많았던 걸로 생각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스타틴 사용률이 고용량 사용군까지 포함해서 80% 정도였다. 그리고 처음 경동맥 비후도가 낮았다.

하지만 왜 결과가 좋지 않은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2차 연구 목표이기는 하지만 시스 연구에서는 병용요법이 위약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22% 낮췄다.

최종적인 해답은 2011년에 종료될 '임프루브잇'(IMPROVE-IT) 연구를 통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사회자 : CIMT가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적절한 대리표지자인가? (이철환 교수는 찬성. 나머지는 반대)

이철환 : 훌륭(excellent)하지는 않지만, 좋다(good)고 본다.

사회자 : 그럼 인핸스에서 CIMT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 이벤트를 봤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까?

김상현 : CIMT가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하나, 코호트 연구가 아닌 치료임상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영상 연구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웃컴과 100%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또 센터마다 측정 방식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도 한계점이다.

이철환 : 톨세트라핍의 경우 영상 연구에서 반대의 결과를 보여줬다. HDL-C가 올라가도 관상동맥 이벤트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 경동맥이 맞냐, 관상동맥이 맞냐는 해결되지 않았다.

임프루브잇 연구가 잘 나오면 경동맥 지표는 엉터리인 것이고, 잘 나오지 않는다면 CIMT는 대리표지자로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다.

▲ 이해영 교수(서울의대)
이해영 : 경동맥과 관상동맥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톨세트라핍의 경우 HDL-C와 함께 혈압까지 올렸기 때문에 해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상현 : 임상적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는 내약성이 있는 스타틴 고용량을 사용하되 스타틴 고용량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안전하게 LDL-C를 낮출 수 있는 병용요법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주피터의 성공…CRP는 일단 잊자"
사회자 : 1차 예방 연구 중 긍정적인 결과를 낸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주피터의 성공은 예상 밖의 결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문도 남는다.

과연 LDL-C가 정상이면서 hs-CRP가 높은 환자들을 고위험군이라고 봐야 할까?

▲ 유순집 교수(가톨릭의대)
유순집 : CRP가 얼마나 높을 때 어떤 위험을 갖게 되나? LDL-C와 CRP가 둘 다 낮은 사람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이철환 : 주피터 연구가 남자 50세 이상, 여자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50~60대에서는 심장·뇌 질환 발병 빈도가 매우 높다. 아마 CRP 수치를 측정하지 않고 스타틴을 투여한 뒤 위약군과 비교한다고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전체 인구에서 LDL-C가 낮고 CRP가 높은 사람의 절대적인 심혈관 질환 위험 가능성은 1%가 채 되지 않으므로 둘 다 낮은 경우 위험성은 훨씬 더 낮아진다. 만약 10·20대를 대상으로 했다면 결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주피터 연구에서 상대 위험도가 증폭된 측면도 있다. 기존 임상 연구에서는 대조군도 여러 이유로 17% 정도는 스타틴이나 아스피린을 복용하며, 운동 등 건강 관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주피터 연구에서는 완전하게 정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스타틴 등을 복용하지 않았고, 따라서 위약 대비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였다.

김상현 : 최근에는 CRP가 바이오 마커라는 의견이 많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주피터 연구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LDL-C를 낮췄을 때 효과를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LDL-C 감소에 따른 효과와 CRP 감소에 따른 효과 사이에 어떤 시너지 작용이 있는지 추가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이철환 : 주피터 연구책임자인 폴 리드커의 논문을 보면 LDL-C가 72mg/dl 이하로, CRP가 2mg/L 이하로 떨어진 경우에 가장 좋은 아웃컴이 나왔다. 둘 다 떨어지지 않은 경우가 가장 좋지 않았고, 둘 중 하나가 떨어진 경우는 중간 정도였다. 주피터 연구 결과, 스타틴이 동맥경화증약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고, 낮다고 해서 안심할 필요가 없다. 동맥경화증이 있을 때 스타틴을 쓰면 심혈관 질환 발생을 줄여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스타틴을 써야 하나. LDL-C와 CRP를 둘 다 떨어뜨리는 약이 효과적이라는 원칙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겠다.

사회자 : 폴 리드커 교수가 hs-CRP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다보니, 마치 고혈압·당뇨·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에서 hs-CRP를 쟤지 않으면 큰 일 날 것 같은 중압감을 주게 되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이철환 : 최근 NEJM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CRP는 심혈관 이벤트 발생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게 확실하다.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CRP의 역할을 봤을 때도 전혀 예측 능력이 없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의 위험인자들이 80~90%정도의 예측력을 보여주는 반면에 CRP·BNP 등 각종 베스트 10 마커들은 심혈관 질환 발생 예측에 효과적이지 못했다. 유전적으로 CRP가 높은 환자에서도 혈관 질환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CRP를 측정할 필요는 없다. CRP는 동맥경화증에서 있을 법한 하나의 마커일 뿐이다. CRP 수치에 따라서 스타틴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보다는, 기존의 위험인자 기준을 보고 판단하는 게 적절하다.

김상현 : 현재 CRP 역할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스타틴은 왜 당뇨 발생률을 높였나?
유순집 : 주피터 연구에서는 당화혈색소 수치와 당뇨 발생률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김상현 : 여러 임상 연구, 특히 아토르바스타틴 대상 연구(ASCOT-LLA)에서 혈당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줬기 때문에 우려가 있다.

일부에서는 프라바스타틴은 혈당을 증가시키지 않았다면서 친수성·친지질성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정답을 알고 있지 못하다. 실험실 연구와 임상 연구를 종합해보면 같은 약제간에도 연구마다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주피터 연구에서 당뇨 발생률이 다소 높게 나타난 부분은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 스타틴과 암 발생의 연관성 역시 논란이 많았지만, 주피터 연구는 안전성을 입증했다. 새로운 약에 대한 검증절차로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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