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묻지마식 격리치료 필요한가?

신종 플루, 묻지마식 격리치료 필요한가?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9.07.17 10:0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플루 의심 환자에 대해 사실상 인신구속 효과가 있는 격리치료를 굳이 할 필요가 있나?

독감보다 치사율이 높지 않고 이미 적지않은 환자들이 국내에 유입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종 플루 의심 환자를 격리치료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문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격리치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의 주된 논점은 신종 플루의 치사율이 독감 등과 비교했을 때 치명적이지 않은데도 의심 환자의 모든 사회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격리치료를 해야 하느냐는 것.

물론 멕시코에서는 100여명이 넘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대부분 2차 감염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태를 키운 경우다. 신종 플루의 주된 사망원인은 2차 감염이다.

한국은 16일 현재 615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칠레는 사망률이 0.2%, 태국은 0.4% 정도다. 물론 0.2%나 0.4%의 사망률을 가볍게 봐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슷한 사망률을 기록하는 독감 환자를 격리치료하지 않는 것과 달리 신종 플루 의심 환자를 사실상 '감금'하는 격리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자문해 볼 일이라는 것.

이윤성 서울의대 교수는 "지금 시점에서는 격리치료보다 2차 감염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해주는 방향으로 대응법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묻지마식 격리치료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격리치료에 회의적인 또 다른 이유는 이미 적지않은 신종 플루 환자가 걸러지지 않은 채 국내로 유입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공항검색대에서 열감지기로 스크리닝을 하지만 한계가 분명한 대처다.

이미 600여명의 환자들이 발병했다면 모니터링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환자 수는 그보다 최소한 적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즉 격리치료실 밖에서 적지 않은 수의 환자들이 독감을 앓듯 신종 플루에 걸렸다 낫기도 하면서 면역력을 획득하는 과정이 진행 중인데 아직도 격리치료를 고집해야 하느냐는 것.

물론 격리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정부가 내릴 것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판단없이 책임추궁이 두려워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보자는 묻지막식 격리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니지 정부는 의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질병에 대한 정부 기관의 전문성은 해야할 조치와 하지 않아도 될 조치들을 명확히 구분할 때 그 빛을 발할 것이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