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마케팅, 브랜드가 중심 돼야
'Pepsi Challenge'를 기억하는가? 예전에 눈을 가린 상태에서 코카와 펩시, 두 종류의 콜라를 마셔보게 하고, 더 맛있는 콜라를 고르는 이벤트였다.
코카콜라의 아성에 짓눌려 있던 펩시콜라가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펩시가 더 고객들의 선호를 받는다는 사실을 대중 앞에서 확인하여, 펩시콜라가 더 맛있다는 것을 광고하려 기획된 이벤트였다.
브랜드가 노출된 상태에서는 코카콜라가 당연히 좋다고 선택하던 소비자의 상당수가 펩시콜라의 손을 들어 주어, 실제 시장점유율과는 반대로 펩시콜라의 선호도가 더 높게 나왔다.
이 이벤트가 시사하는 것은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평가를 냉철하게 하여 그들의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인식에 근거해 구매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구매의 결정 기준이 되는 것은 먹고 마시는, 비교적 구매의 부담이 적은 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아파트 같이 구매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제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래미안이 건설의 명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보다 같은 입지에서 더 소비자의 선호를 받는다는 것은 아파트의 구매자도 브랜드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원의 선택에서도 같은 양상을 볼 수 있다. 병원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실력이 있다고 알려진 'ㅇ'병원보다, 모그룹 브랜드의 후광을 업은 'ㅅ'병원이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선호가 되어, 평가 및 향후 이용의향이 더 높게 나오고 있다.
인터브랜드의 2009년 자료에 의하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19위, 약 175억 달러로 우리 돈 약 1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삼성은 브랜드를 통해 파생시킬 수 있는 부가가치의 규모가 19조원이라는 것이다.
병원의 경우 일부 유명 치과나 전문병원, 한의원등이 직.간접의 브랜드 라이센싱을 이미 행하고 있다. 브랜드 활용의 초보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브랜드의 소유자에겐 가시화된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
만약 이들 브랜드가 기업식의 브랜드 관리 시스템에 입각하여 확장하여 활용한다면, 얻어 들일 수 있는 수익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삼성, 아산 등이 브랜드를 활용한다면 그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부가가치는 일반적인 상상을 초월한 규모가 될 수 있다.
이제까지 병원은 브랜드를 적극적 관리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병원간의 브랜드 경쟁이 시작되었고,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헬스케어산업의 과실을 수확하기 위해선 브랜드가 가진 잠재성을 자산으로 보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02-2030-7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