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을 알아야 투자가 보인다
그동안 의원 경영을 위해 세무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됐다. 그러나 투자·부동산·보험·노무·자산관리·은퇴후 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들은 언급이 적었다. <의협신문>은 2011년 경제전망을 통해 의사에게 맞는 세무설계는 무엇이고, 주식시장의 흐름과 투자전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위험관리전략으로서의 보험, 자산관리 방법 등에 대해 총 10회에 걸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
주식시장이 자본시장의 꽃이라면, 채권시장은 자본시장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채권시장은 국가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고, 채권시장에서 형성된 금리는 정부의 경제정책결정, 기업의 투자의사결정, 자산가치평가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채권시장은 미국·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주식시장에 비해 규모나 영향력면에서 훨씬 큰 시장이다.
이처럼 규모가 크면서도 그 활용범위가 넓은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채권투자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는 달리 거래가 이루어지는 중앙거래소가 없다. 있다고 해도 거래가 되는 전체 채권의 극히 일부분만이 거래되고 있을 뿐이다.
채권의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에 통일된 방법, 즉 정형화된 방법으로 거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제도적인 시장 보다는 수많은 브로커들에 의해 점두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로인해 딜러마다 채권의 가격이 달라지는 등 채권의 가격 투명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즉, 협상 여하에 따라 채권을 싸게 살 수도 있고, 비싸게 팔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채권 가격의 투명성 문제가 채권거래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채권 용어는 어렵거나 생소하며, 가격을 계산하는 방법이 다소 복잡하다. 채권의 가격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수익률·표면이율·잔존기간 등 많은 변수를 대입해야 한다.
채권의 종류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우 많다. 일반 투자자들이 알아둘 필요가 있는 몇 개의 채권으로 국민주택 2종 채권,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 및 인플레이션연계채권 등이 있다.
국민주택 2종 채권은 아파트를 청약할 때 매입하는 채권으로 매월 말일 발행되며 만기는 10년이다. 원금이 1만원인데, 액면이자율이 없기 때문에 만기에 지급되는 금액은 원금 그대로 1만원이다.
시세보다 싼 값에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들이 주변의 기존 아파트와의 가격차이에서 오는 시세차익을 얻지 못하게 하는 목적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액면 이자율이 없으면서도 할인해서 발행하지 않는다.
아파트를 청약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자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비용이 되는 셈이지만, 유통시장에서는 이자가 없는 만큼 할인율이 높아 시세차익의 기회가 크다는 점과, 비과세 채권이라는 점 때문에 금융종합과세 등 이자수입에 따른 소득세에 민감한 투자자에게는 인기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최근에 발행된 소위 '판교채권'이 인기가 높은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환사채는 채권과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채권이라 할 수 있다. 채권 소유자에게 일정한 기간 내에 일정한 조건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채권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시원찮으면 채권 형태로 만기까지 보유하면 되고, 주가가 오를 경우 발생시의 조건대로 낮은 가격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소유권자에게 발행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일정한 수량만큼 살 수 있는 권리(신주인수권)를 부여한 채권이다.
최근에는 '신주인수권'과 '채권'을 분리해 매매할 수 있는 분리형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신주인수권'이 독립적으로 거래된다는 것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특정주식의 급등을 예상할 경우 주식 보다는 신주인수권을 매입하면 보다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연계채권은 말 그대로 인플레이션에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금년과 같이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경우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채권투자전략으로는 수익률곡선의 기간스프레드·신용스프레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둘다 잔존만기가 줄어들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하여 생기는 차익을 얻기위한 투자전략이다. 채권의 잔존기간이 길 경우 수익률이 높으며, 짧아질수록 수익률은 낮아진다.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채권중 하나가 회사채이다. 회사채 투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용위험이다. 신용위험에는 크게 부도위험과 신용등급하락위험 스프레드 확대 위험 등이 있다.
회사채는 신용도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회사채는 BBB- 등급까지를 투자적격등급으로 분류하고, BB+등급 이하는 투기등급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투기등급을 피해서 투자할 경우에는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해 그리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신용등급변동 위험과 관련해서는 신용등급 상승이 에상되는 회사채를 주목하여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010년 9월 17일 현재 A-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4.89%인 반면, BBB+등급은 7.92% 이다. 신용등급 상으로는 한 등급에 불과하지만 수익률 차이는 무려 3.03%pt나 된다.
채권수익률의 일일 변동폭이 0.05% 전후로 움직인다는 사실과 비교할 때 이는 엄청난 변동폭이 아닐 수 없다. 신용등급의 변동을 이용한 투자전략은 그만큼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프레드 확대 위험은 경기하락기에는 정부 보증채 등에 투자하고, 경기회복기에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경기 하락기에 수익률이 급등하는 대신 경기회복기에는 수익률이 급락 하는 등 그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