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수은함유 의료기기 관리방안 회의서 잠정적 결정
수은 혈압계가 점차 사라지고, 혈압계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수은이 인체 및 환경에 위해성을 가진 물질로, 위험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세계의사회(WMA)총회에서도 '수은 피해절감에 대한 WMA성명'이 채택됐으며, 수은 혈압계나 위장튜브 등을 무수은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관련 단체들과 함께 국제수은협약에 따른 수은함유 의료기기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결과, 수은이 함유된 의료기기 중 수은 혈압계는 단계적 철수, 체온계는 알코올 체온계로 대체, 치과아말감용합금은 레진 등의 대체물질로 사용키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추후 논의를 통해 확정지을 방침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혈압계의 경우 전자혈압계의 정확도가 개선돼 현재의 수은혈압계를 대체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경우에 단계적으로 철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 혈압계…센서 개발로 성능 향상
수은 혈압계는 1901년에 발명돼 다른 혈압계보다 정확하게 측정되면서 100년 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체 상태로 있는 은백색의 금속 원소로, 혈압계나 체온계에서 수은 누수에 대한 우려가 높다. 또 환자의 팔뚝에 밴드를 감고 고무펌프를 손으로 눌러가면서 측정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
수은혈압계는 정확성이 높아 신뢰감을 주지만, 수은이 환경오염 뿐 아니라 인체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점차 아네로이드 또는 전자 혈압계로 교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혈압계는 사용이 간편해 가정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정확성 측면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혈압계 수입업체 한 관계자는 "전자혈압계는 수은혈압계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센서가 계속해서 개발되면서 과거에 비해 정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인 추세로 수은 혈압계는 점차 생산되지 않으며, 전자 혈압기의 발전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순환기내과의 한 교수는 "의사들이 전자혈압계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가정에서도 수시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혈압계를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는 가정에서 측정하는 평소 혈압을 주의깊게 살피고, 진료에 세밀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