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동아제약' 때문에 연일 시끄럽다.
최근 의사 120여명이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돼 무더기로 기소되고, 대한의사협회가 이번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사건을 '의사를 기망한 사기사건'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아제약에 대한 반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의협은 회관 3층 '동아홀'의 명칭까지 교체키로 결정했다.
그런데 상황이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정작 의사를 리베이트 범죄자로 몰아 넣은 동아제약은 지주회사전환을 통한 경영승계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동아제약은 올해 1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동아제약을 지주회사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두고, 그 아래에 '동아ST'·'동아제약'을 둔 것. 지주회사 전환 시점은 공교롭게도 검찰에서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을 발표한 시점과 비슷하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강신호 회장이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에 자신의 넷째 아들을 앉힌 것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이 곧 경영승계를 위한 것이었다'는 추측이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최대 규모의 리베이트 사건이 터질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반성과 자성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려는 것에 만 신경을 쓴 것이다.
리베이트 사건으로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고 진정으로 국민과 의료계에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회사 내부적으로 경영승계에만 전력을 다한 모습은 국내 제약사 1위 기업으로서의 자세는 분명 아니다.
동아제약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영승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리베이트 사건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고 깨끗한 마음으로 출발하는 것이 더 필요해 보인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한다면 의료계도 동아제약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성심성의껏 돕고 응원할 것이다.
국민과 의료계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지금도 늦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