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성형사고 '악명' 의사…수억 배상 '모르쇠'

잇딴 성형사고 '악명' 의사…수억 배상 '모르쇠'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1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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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법원, 환자 가슴·배 괴사시킨 일반의 이모씨 과실 인정
위자료만 수천만원대…"적절한 치료 받을 기회 박탈했다"

강남 일대 개원가에서 숱한 성형수술 의료사고를 내며 '인간 마루타'라는 악명을 얻은 일반의가 막대한 배상책임을 묻는 판결을 잇따라 받고도 행적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 부위가 썩어 심각하게 훼손되고, 충격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는 등 환자들의 피해 수위가 도를 넘으면서 법원에서도 대부분의 과실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 이 의사는 첫 판결 이후 수년이 지나도록 배상하지 않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복부성형술을 받고 배 부위가 괴사돼 50cm 가량의 흉터가 남은 A씨가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승소한 원심에 더해 3000여만원을 추가로 배상하라고 최근 판시했다.

2010년 1200만원을 내고 이씨로부터 가슴 리프팅 및 복부성형술, 눈 앞·뒤트임수술을 받은 A씨는 배 부위가 괴사돼 주먹이 들어갈 정도 크기의 구멍이 생기는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재판부는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각종 과실 책임 이외에도 35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여성으로서 미관상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에도 이씨가 그 책임을 A씨에게만 전가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했다는 것이다.

이 재판부는 같은 날 유방확대술을 받고 오른쪽 가슴이 괴사된 B씨가 이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이씨의 항소를 기각해 32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2009년 이씨에게 유륜주위절개법에 의한 유방확대술을 받은 B씨는 현재 흉터 및 피부 괴사로 인해 오른쪽 가슴을 거의 소실하고, 지속적인 작열감 및 통증을 호소하는 상태다.

재판부는 "이씨가 수술하는 과정에서 유륜 부위를 과도하게 견인해 혈류 공급을 차단시키거나 주변 혈관 등 조직을 손상시킨 과실이 있다"면서 이후 부작용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에도 절개쌍커풀 재수술을 받고 눈이 감기지 않는 증세 등을 호소한 C씨와의 소송에서 42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외에도 1억원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고 부작용 사례가 매스컴을 타면서 유명세(?)를 치른 그는 올해 3월 해당 의원을 폐업하고 잠적했다.

환자측 소송대리를 담당한 이인재 변호사(법무법인 우성)는 이씨가 운영하던 의원이 사무장병원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피해자 보호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의원을 찾아가봤지만 보증금도, 의료집기도 이씨의 것이 아니었다. 사무장과 수입을 나눠 갖고 다른 데서 또다시 개업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이래서는 줄소송이 이어져도 제대로 된 배상을 받기 힘들다. 구조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만행을 막을 대책을 고려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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