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권 훼손하면서 제약산업 발전 기대할 수 있나?"
정부가 향후 5년내 우리나라를 세계 10대 제약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제약산업 육성·지원정책'을 내놓은데 대해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제약산업 육성·지원을 위한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 오는 2017년까지 제약 관련 수출을 11조원 달성하고 글로벌신약 4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5년 간 신약개발 20개를 목표로 민·관이 힘을 합쳐 R&D에 10조원을 투자해 세계10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22일 SNS를 통해 보건의료산업의 발전 없는 제약산업 육성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제약산업의 육성은 꼭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보건의료산업을 억압하면서 제약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산업과 제약산업은 함께 발전해야 하는 상호 보완적 산업인데도 온갖 불합리한 제도로 의사들을 옭매는 상황에서 어떻게 상호발전이 가능하겠냐는 반문이다.
노 회장은 "수천명의 의사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수만명의 의사들의 진료권을 훼손하면서, 어떻게 제약산업이 단기간에 발전할 수 있겠나?"라며 묻고 "의료기관과 제약산업계의 협력은 대부분 리베이트로 간주될 텐데, 어느 의사가 제약회사의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노 회장에 따르면 현재 세계 50대 제약기업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은 단 한곳도 없다. 노 회장은 "불과 수 년 안에 세계 10대 제약강국을 만들겠다는 박근혜정부의 야심찬 계획은 믿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제약산업 육성에 앞서 보건의료산업에 대한 투자를 더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노 회장은 "제약산업보다 더 경쟁력 있고 규제 완화와 지원이 시급한 분야가 오히려 보건의료산업"이라고 밝히고, "정부 혼자서 야심찬 계획을 세워봐야 세금만 낭비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목도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