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리뷰]비 ST 분절 상승 급성 관상동맥증후군(NSTE)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현장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항혈소판제에는 COX-1 억제제인 아스피린, P2Y12 억제제인 클로피도그렐,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 등이 있다. 이 중 P2Y12 억제제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임상적 효과로 인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있어 중요한 치료 대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제를 관동맥 조영술 전과 후 중 어느 시점에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이 적절할 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논란이 있어 왔다. |
이와 관련해 P2Y12 억제제 중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온 클로피도그렐의 경우 관동맥 조영술 전 사전 치
료를 했을 때 주요 출혈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지만 허혈성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으며, 이를 근거로 유럽심장학회와 미국심장학회에서는 침습적 시술을 받기로 한 비 ST 분절 상승(NSTE)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사전 치료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Class I으로 권고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메타 분석과 관찰 연구를 통해 NSTE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들에게 클로피도그렐의 사전 치료가 이득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최근 차세대 항 혈소판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 P2Y12 억제제인 프라수그렐 사전 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을 알아보고자 진행된 ACCOAST 연구 결과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돼 이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방법
ACCOAST 연구는(A Comparison of Prasugrel at the Time of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Or as Pretreatment At the Time of Diagnosis in Patients With Non-ST-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 전향적,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으로, 한 군은 NSTE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임상적으로 진단 후 프라수그렐을 즉시 사용하고 다른 군은 처음에는 사용하지 않고, 관동맥 조영술 후 경피적 관동맥 중재술(PCI)가 계획된 환자를 대상으로 프라수그렐을 투여해, 어떤 치료가 출혈 발생률을 증가시키지 않고 허혈성 사건의 발생률을 줄여줄 것인지에 대한 의학적 질문에 답을 제공하기 위해 계획됐다.
이 연구에는 2009년 12월 6일부터 2012년 11월 16일까지 무작위 배정 이후 2~48 시간 내에 관상동맥 조영술 및 PCI를 받기로 예정된 트로포닌 양성인 비 ST 분절상승 심근경색 환자 4033명이 등록됐다.
환자들은 관동맥 조영술을 받기 전에 프라수그렐을(30mg 부하용량) 투여 받는 군(사전 치료군, n=2037) 혹은 위약 투여군 (비사전 치료군, n=1996)에 약 1:1 비로 임의 배정됐다.
사전 치료군 환자들은 관상동맥 조영술을 받기 전에 프라수그렐 30mg 부하용량을 투여 받았고 관동맥 조영술을 통해 PCI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면 PCI를 실시할 때 30mg을 추가로 투여 받았다.
반면 비 사전치료군 환자들은 관동맥 조영술을 하기 전에 위약을 투여 받았고 PCI를 받는 환자들의 경우만 관동맥 조영술을 한 후에 승인된 60mg 부하 용량을 투여 받았다.
관동맥 조영술 결과, 관상동맥우회술(CABG)이나 약물 치료만 하는 것이 PCI보다 더 적절한 치료법인 것으로 판단되면 그 환자는 두 번째 부하용량(사전 치료군 30mg, 대조군 60mg)을 투여 받지 않았다. 모든 환자들은 아스피린이 포함된 그 당시의 진료 표준에 따라 치료를 받았다.
일차 복합 결과변수는 무작위 배정 이후 7일까지 나타난 심혈관계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긴급 혈관 재시술 또는 수술, 혹은 당단백질 IIb/IIIa 억제제를 이용한 구조요법의 1차 발생이었고, 이차 유효성 결과변수는 심혈관계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의 복합 발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스텐트 혈전증 이었다.
안전성 분석은 시험 약을 최소 1회 투여 받은 환자들 모두로부터 집계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본 시험에서는 사전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인 대조군에 비해 사전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상대적 위험도가 24% 감소함을 탐지하는 검정력이 80%가 되도록 하려면 400명의 환자들에서 일차 유효성 결과변수 사건이 나타나야 할 것으로 계산했다.
그래서 이런 환자의 수에 도달하려면 약 4100명이 본 시험에 등록돼야 한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무작위배정을 받은 환자 4033명 중 398명에서 일차 유효성 결과변수 사건이 발생했다.
결과
무작위 배정 이후 7일까지의 일차 유효성 결과변수 발생률은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사전 치료군 10.0%, 대조군 9.8%; P=0.81)<그림>.
7일째 및 30일째 모두, 일차 결과변수의 모든 요소들, 총 사망률, 스텐트 혈전증 발생률, 혹은 미리 규정된 복합 이차 결과변수에서도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대조군에 비해 프라수그렐 사전 치료를 했을 때에도 관동맥 조영술을 기다리는 대기 시간 동안 허혈성 사건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다(사전 치료군 0.8%, 사전 치료군 0.9%; P=0.93). PCI를 받은 환자들 집단에서 일차 결과변수에 대해서는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전체 집단에서 나타난 것과 비슷한 소견이었다.
첫번째 부하용량을 투여한 후 7일까지의 TIMI 중증 출혈 발생률이<그림> 대조군보다 사전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CABG와는 관련 없는 모든 중증 출혈은 3배 증가했고 CABG와는 관련 없는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은 6배 증가했다. TIMI 경증 출혈도 대조군에 비해 사전 치료군에서 증가했다(위험비: 2.50; 95% 신뢰구간: 1.42-4.37; P<0.001).
하지만 사전 치료 시에 치명적인 출혈이나 두개 내 출혈이 과도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출혈은 주로 PCI나 CABG와 관련됐으며 PCI를 받은 환자 군에서는 조기에 발생했다. PCI를 받은 집단에서는 14명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과 같은 TIMI 중증 출혈이 발생됐는데 12명이 사전 치료 군에서 발생되었고 2명은 대조 군에서 발생됐다. 가장 흔히 발생한 출혈 합병증은 시술 부위에서의 출혈(5명), 심장주위 출혈(4명), 복막 후 출혈(3명)이었다.
출혈 외 중대한 이상 반응 발생률은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약동학적 하위 분석에서 첫번째 부하 용량을 투여한 후 평균 4.8시간째 동맥 천자를 했는데 이 때 대조 군보다 사전 치료 군에서 혈소판 억제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사전 치료 군에서 출혈성 합병증이 더 증가했을 수도 있다.
고찰
이 연구의 결론은 관동맥 조영술을 시행하기로 돼 있는 NSTE 급성 관동맥 증후군 환자에게 미리 프라수그렐을 투여하는 것은 30일째까지 주된 심장사건을 줄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 출혈 같은 합병증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급성 관동맥 증후군은 병태생리학적 관점에서 혈관 내 플라크의 파열로 인해 혈전이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혈소판이 가장 주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부분 스텐트 시술을 받게 되는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물 코팅 스텐트는 지속적으로 방출되는 약물로 인해 내피 세포가 스텐트를 덮게 되는 시기가 일반 금속 스텐트에 비해 늦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2가지 이상의 항혈소판제를 1년 이상 사용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경구용 P2Y12 억제제인 클로피도그렐, 프라수그렐, 티카그렐러등이 NSTE 급성관동맥 증후군환자에서 PCI가 계획돼 있는 환자의 심장사건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 약제의 투약 시기에 대해 잘 고안된 임상 연구는 거의 없다.
현재 미국, 유럽의 치료 지침은 클로피도그렐의 경우 진단과 동시에 즉시 투약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러한 지침의 배경에는 직접적인 무작위 대조연구가 없는 실정이다.
이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프라수그렐은 투여 후 30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NSTE 급성관동맥증후군 환자의 관상동맥 조영술 전에 미리 투여했을 때 추가적인 임상적 혜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기존의 TRION-TIMI38 시험에서 사용한 것과 같이, PCI 직전에 60mg 부하 용량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적합한 것으로 입증됐다.
따라서 작용 시간이 빠르고 효능이 강력한 프라수그렐은 NSTE 급성관동맥 증후군환자에서 미리 투여할 필요는 없으며, 기존 허가 사항에 따라 PCI 직전에 승인 받은 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임상적 치료 결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에피언트의 허가된 용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 약은 PCI가 예정된 ACS 환자 중 체중이 60kg 이상이고 연령이 75세 미만인 성인에 한해, 부하용량으로 프라수그렐로서 60밀리그램을 단회 경구투여한 후, 유지용량으로 1일 1회 10밀리그램 혹은 5mg을 아스피린(1일 75~325 밀리그램)과 병용투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