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급여범위 기대보다 좁아
전문의들 "처방해보고 싶은 약제"로 기대감
새로운 기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급여범위가 단독 혹은 메트포민과 설포닐우레아(SU) 계열 약제와의 병용만으로 제한되면서 DPP-4 억제제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 고시개정안을 통해 9월 1일부터 적용될 포시가 급여범위를 예고했다. 일단 DPP-4 억제제와의 병용처방이 급여범위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초치료 환자를 두고 경쟁관계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포시가를 출시한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처방액이 가장 많은 DPP-4 억제제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와의 병용처방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DPP-4 억제제와의 병용요법 인정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DPP-4 억제제 '온글라이자'를 출시한 상태라 두 약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병용처방이 가능했더라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DPP-4 억제제와 병용처방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제약계의 한 관계자는 "포시가 자체가 새로운 약이다 보니 장기처방은 물론, 병용처방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해 DPP-4 억제제와 병용처방이 활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고시개정안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티아졸리딘(TZD) 계열 약제와의 병용요법이 급여인정받지 못한 것은 아쉬운 상황이다.
SGLT-2 억제제가 DPP-4 억제제와 경쟁구도가 되면서 급여이후 초치료 환자 처방패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개원가는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나오는 SGLT-2 억제제 처방패턴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방에서 개원 중인 한 내과 전문의는 "말로만 듣던 SGLT-2 억제제를 실제로 처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많다"고 밝히면서도 "당장 처방을 내기보다는 일단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의 처방패턴을 살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을 통해 포도당 배출을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소변을 통한 포도당 배출기전으로 열량이 함께 제거돼 체중이 줄어드는 부가적인 이점이 주목받고 있다.
내분비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74.7%가 비만이나 과체중이고, 54.6%는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당 조절 이외에도 혈압과 고지혈증·체중 감량 등 당뇨병과 관련한 모든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점점 중요하게 인식되는 한국의 상황은 SGLT-2 억제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SGLT-2 억제제의 이런 특성으로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환자 중 DPP-4 억제제로 혈당조절이 안되는 환자들이 우선 처방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초치료 환자들 역시 SGLT-2 억제제 처방대상이다.
SGLT-2 억제제에 대한 대학병원급 당뇨관련 전문의들의 관심은 높아 보인다. 관심의 차이는 제각각이지만 전문의들은 "처방해보고 싶은 약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처방초기에 혈당조절 효과는 물론, 체중·혈압 감소효과가 입증되고 이상반응으로 제기된 외음질염과 귀두염 등 감염 이상반응만 잘관리되면 급여 첫해부터 의미있는 처방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