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뇌 신경망 파괴 정도로 치매 가능성·발생 시기 예측
임현국 가톨릭의대 교수·피츠버그의대 공동연구팀 'BRAIN' 최근호 발표
임현국 가톨릭의대 교수(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미국 피츠버그의대 알츠하이머 공동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들러붙는 상태인 경우 뇌의 협력 네트워크도 함께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공동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 56명을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 여부와 뇌 기능 신경망을 측정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기억력과 관련이 있는 뇌의 '기본 상태 신경망(Default mode network, DMN)'의 연결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다.
공동연구팀은 DMN 외에 집중력·수행 능력과 관련이 있는 '중앙 집행기능 네트워크(Central executive network, CEN)'에 주목했다.
공동연구팀은 아밀로이드가 쌓일수록 정상인지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DMN과 CEN 사이의 협력체계가 깨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는 정상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치매 발병 가능성과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임현국 교수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이 없더라도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 정도와 뇌 신경망 연결 상태에 따라 치매 발병 가능성과 발생 시기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치매 발병 이전에 원인 요소를 제거해 치매를 예방하고, 차단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신약은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밀로이드 백신은 이미 치매가 진행된 환자에서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 인지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상 노인일지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치매라는 시한폭탄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한 임 교수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신경망 연결성 예측시스템과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를 살펴볼 수 있는 양전자 단층촬영(PET)을 이용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이전에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고, 사전에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거나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함으로써 발병을 최대한 늦추거나 사전에 발병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알츠하이머병 정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신경과학 학술지 <BRAIN>(IF 10.226)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