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보장률 64.9%…동네의원 보장률 3.4%p 하락해 57.3%
복지부 "독감 질환 관련 비급여 주사 및 검사 급증 때문" 지목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률이 올라가도, 내려가도 그 이유를 단 한 군데에서 찾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로 '비급여'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오르면 "비급여 단속 효과"라며 자화자찬하고, 보장률이 내려가면 "비급여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23년도 건강보험 보장률은 64.9%로 전년 보다 0.8%p 하락했는데 독감 질환 관련 비급여 주사 및 검사의 급증 등 비급여 증가의 영향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연초에 건강보험 보장률을 담은 진료비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2023년도 분석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같은 날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률 주범으로 비급여를 지목하고 비급여 관리 방안 및 실손보험 개혁 방안 토론회 개최 계획을 공유했다.
2023년 건강보험 환자 총 진료비는 약 133조원으로 이 중 비급여 진료비 비중은 15%인 20조 2000억원 정도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64.9%로 전년 보다 0.8%p 하락했다. 보장률 산식에 포함되는 항목 중 제증명수수료 같은 행정 비용과 영양주사, 도수치료, 상급병실료 등 급여화 필요성이 낮은 항목을 제외하면 보장률이 66.7%로 높아졌다.
보장률 하락은 전체 의료기관 모두에서 발생했다. 동네의원 보장률은 가장 큰 폭 하락을 보였는데 57.3%로 전년보다 3.4%p 줄었다. 상급종합병원 보장률은 70.8%로 0.7%p 감소했다. 보장률 자체만 놓고 보면 병원이 50.2%로 전체 의료기관 중 가장 낮았다.
정부는 보장률 하락의 이유를 비급여 '급증'에서 찾고 있다. 종합병원급 이상에서는 비급여가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병원급은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 등 신규 비급여 발생과 치료재료 중심의 비급여가 늘었다고 했다.
의원은 독감 치료 주사 및 호흡기질환 검사의 비급여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2023년 의원 비급여 중 주사료 비중은 30.8%로 전년 28.6% 보다 2.2%p 늘었고 검사료 비중도 10.9%로 1.1%p 증가했다. 독감질환 비급여 본인부담률도 71%로 11.4% 늘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바로 2022년 건강보험 진료비 분석을 보면 동네의원 보장률이 직전년도보다 상승했는데 그 이유를 비급여 단속의 결과라고 자평했다는 점이다. 당시 건보공단은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 지급 기준 강화 등으로 의원급 중심 비급여 진료 증가폭이 줄어 보장률이 상승했다"고 해석했다. "선택적 속성이 큰 비급여 집중 관리, 공사보험 연계를 통한 비급여 관리 등 합리적 비급여 이용 공급 유도 정책을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불과 1년 사이 바뀐 것은 없었고, 정부가 문제라고 지목한 비급여 항목만 달려졌을 뿐이다. 정부는 다시 보장률 하락의 원인을 비급여에서 찾으며 관리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비급여 관리와 불필요한 과잉 의료 이용을 초래하는 실손보험 개혁, 필수의료 분야의 보장성 강화 노력이 함께 돼야 함을 보여준다"라며 "의료계를 포함한 전문가 등과 논의를 거쳐 과잉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9일에는 비급여 관리 방안과 실손보험 개혁 방안 토론회도 예고했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비급여 관리방안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은 앞으로 토론회를 거쳐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2차 의료개혁 실행방안에 담을 예정"이라며 "필수의료 분야 등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도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