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MBA 윤인모의 '의료경영학' 카페 (40)
저자 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다.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 '의료경영 MBA 포럼'을 개설, 의료경영 MBA 과정 7기생을 배출했다. 2005년 '닥터서비스'(http://www.mdmba.co.kr/)라는 의료산업지식경영 컨설팅회사를 창립, 경영정보·경영전략·마케팅·네트워크·인사조직 온라인 교육 등의 컨설팅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
'소통이 경쟁력'이라는 말은 이미 중요성을 검증받은 말이다.
대통령의 지지도가 60%까지 올랐다가 30%대로 추락한 원인으로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가 경제를 살리고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하기 위해 한순간도 마음 놓고 쉰 날이 없었던 것 같다"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소통이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반응할 정도라면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계기는 된 것 같다.
병원에서도 소통이 중요하다. 게다가 업무의 대부분이 인력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병원은 더욱 중요하다.
병원장이나 의원장들이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까? 소통을 형식과 내용으로 나눠 살펴보자.
우선 소통의 형식은 일원화와 다원화가 있다. 오케스트라의 단원은 연주할 때 지휘자의 지휘봉을 본다.
눈빛·표정·옷차림보다는 지휘봉이 우선이다. 즉 다수와 소통할 때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봉처럼 단일화시켜야 한다.
SNS 소통도 다수와 소통하기 위한 단일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단원 개개인과 소통할 때는 표정을 보고, 악기의 음색을 보는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한다. 개개인을 만날 때는 채널을 다원화해야 한다.
조직을 움직일 때는 일정한 소통 채널이 명확해야 하고, 개개인과 소통할 때는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소통의 내용은 무엇일까?
소통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막다른 골목을 피하기 위해서는 서로 같이 고민해야 한다.
A 직원 또는 A 교수, A 의사와 소통하려면 상대방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된다. 밑바닥에 깔린 상황을 알면 이해가 되고, 대안을 제시하기가 쉽다. 소통은 내 의견보다는 상대의 고민을 같이 해주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나의 고민도 같이 이야기할 수 있으면 접점을 찾기 쉬울 것이다.
이렇다고 해서 소통이 되지는 않는다. 관심사나 쓰는 언어, 내용이 어느 정도는 비슷해야 한다.
필자는 아프리카어를 모른다. 그래서 아프리카인과 만났을 때, 서로 눈빛과 손짓·발짓 이상의 소통은 어렵다. 즉 소통이 안되는 것은 아닌데 고차원적인 대화와 소통은 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늘 접한다. 원장과 봉직의, 병원의 외래접수와 진료부, 진료와 진료지원부, 진료부와 경영지원부 등 서로가 서로에 대한 불만이 많다. 언어만 한글을 쓸 뿐 업무에 대한 역할과 기본자세 등도 서로 다르다.
일본은 이러한 조직과 기업에 대한 직원과 사장의 업무윤리가 자리 잡으면서 거대국가로 성장했다.
일본 경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치 이전의 일본은 기업을 하기 어려웠다. 지각은 다반사였고, 낮잠을 자기 일쑤였다. 최소한의 업무윤리에 대해 이해정도가 낮았다.
시부사와 에이치는 <논어와 주판>이라는 책을 통해 일본의 국민성을 개혁시켰다. 산업에 관한 기본업무교육을 한 것이다. 그 바탕 위에 미쓰비시·소니·교세라 그룹·마쓰시타전기 등의 거대회사가 생겨났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기본업무에 대한 이해부터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풀기 전에 개개인의 병원 업무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가 비슷한 수준에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대부분 갈등은 이해도가 달라서 벌어진다.
소통은 쉽지 않다. 그래도 해야 한다. 소통의 핵심적 역할을 원장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