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생·전공의 뒤에 숨은 것 아니다"

"의협, 의대생·전공의 뒤에 숨은 것 아니다"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5.03.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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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하 상근부회장, 서울시의사회 정총서 "4월에 최대한 노력할 것"
서울 의사들 결의문 채택하고 "후배들 판단 전적으로 신뢰"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박명하 의협 상근부회장 ⓒ의협신문

"이제 마지막 선이라고 생각한다. 4월에 최대한 노력을 하려고 한다. 그럴 때 회원의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29일 서울시의사회 제79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와 대학이 의대생 복학을 압박하는 현실 속에서 의협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명하 상근부회장은 김택우 의협 회장을 대신해 서울시의사회 대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박 상근부회장은 "의협은 의대생과 전공의 뒤에 숨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1년 이상 현 사태에 희생하고 투쟁 선봉에 서있는 학생, 전공의 대표와 회의하고 직접 만나본 결과 그들의 뜻을 존중한다. 그들이 피해를 봤을 때 의료계가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뀌지 않고 있는 현 상황도 다시 짚었다. 박 상근부회장은 "정부가 2026년 의대 모집정원을 3058명으로 되돌렸을 뿐 전공의와 학생의 요구안에 대해 정부는 제대로 된 답을 하지 않았다"라며 "대통령 탄핵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집행부가 학생과 전공의의 온당한 요구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듣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혼란한 정국에서 책임질만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정원추계위원회법도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지만 의협이 제안하고 요구한 것이 일부만 반영됐고 대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일단 돌아오고 정부를 믿어달라고 하는데 가깝게는 2020년, 멀리는 2000년부터 신뢰가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지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도 의구심이 있는데 학생과 전공의에게 의협이 책임질 테니 들어가라고 했을 때 얼마나 공허한 말이 되겠나"라며 "학생들은 1년 이상의 희생이 물거품이 된다는 불안을 갖고 있다. 학장, 총장, 정부 나아가 선배들도 빨리 들어가고 다음에 생각해 보자는 압박을 받고 있는데 참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아가 현 집행부에게 힘을 보태 달라는 당부도 더했다. 박 상근부회장은 "이제 마지막 선이라고 생각하고 3월 말, 4월에 최대한 노력을 하고자 한다"라며 "그럴 때 단결된 힘이 더더욱 필요하다. 중요한 시점에 의료계 앞날의 방향, 학생과 전공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강조했다.

ⓒ의협신문
서울시의사회 한미애 대의원회 의장(왼쪽)과 황규석 회장 ⓒ의협신문

의료계 내부 혼란 경계 "선배가 후배에게 믿음을 보여줘야"

의료계 내부의 신뢰가 사라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미애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서로에게 원하지 않는 상처를 주고 있다"라며 "자신의 것은 내려놓지 않고 환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바로 물러서면서 우리는 흩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믿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사라는 같은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직역이라는 이름으로 갈라졌다"라며 "전공의와 학생은 우리보다 먼 미래를 보고 있다. 그들에게 선배들의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 말을 앞세우기 보다는 힘을 보테고, 모든 직역을 하나되고 힘을 모으는 일을 강한 의협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역시 "1년 동안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전공의와 학생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선배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12월 3일 계엄은 4시간 만에 끝났지만 의료계엄은 1년 2개월째 우리를 짓밟고 있다. 서로 색깔은 다르지만 마음은 하나다. 서로의 마음을 모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의대생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협박과 압박이 아닌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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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서울시의사회 대의원은 의대생 결정을 존중한다고 응원하며 결의문을 채택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정부는 의료정책 붕괴에 책임있는 자세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무능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장차관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라며 "후배들 판단에 전적으로 신뢰를 보내고 결단을 뒷받침하며 함께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제적이 현실화되면 후배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처, 모든 투쟁의 최선봉에 나설 것"이라며 의료계와 협의 없는 어떤 의료개혁 정책도 좌초할 것이다. 의협 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이고 난국을 헤쳐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는 올해 주요 사업으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 추진 예산으로 34억 4848만원을 의결했다.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건의 안건으로 ▲보건소와 보건지소 진료기능 폐지 방안 강구 ▲예방접종 비용 인상 및 인플루엔자 접종 대상 만 18세까지 확대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즉각 철회하고 원점 재논의 ▲한의사 의과 의료기기 사용 반대 ▲간호사 수급 대책 강구 ▲감염병 환자 진료로 인한 피해 관련 구체적이고 현실적 보상 방안 마련 등 36건을 채택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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