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야당 발의 '영유아보육법' 상정에 반발...법안심사 '보이콧'
야 3당 "무책임한 태도" 사과 촉구...대체토론 등 법안심사 '강행'
만 16세 미만 환자의 입원비 본인부담금을 면제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 11개 법안 상정과 법안심사소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 등 구성을 의결하기 위해 28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새누리당이 '보이콧'을 선언해 의사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여야 대립의 불씨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발의한 '무상보육'을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었다.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 영유아보육법 제34조 제1항의 "보육을 무상으로 하되"를 "보육을 무상으로 하여야 하며 그 재원은 국가가 우선적으로 부담하도록 하되"로 개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34조 제3항 "다만, 만 3세 이상 영유아를 대상으로 어린이집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이 협의해 정하는 공통의 보육·교육과정을 제공받는 경우 무상보육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단서를 달도록 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들은 문제의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 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안심사를 거부하고,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3당 간사 협의가 없었던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앞으로는 법안상정에 대해 간사 간 협의를 해달라"고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에 요구한 뒤, 전체회의장을 떠났다.
새누리당의 법안심사 거부에 대해, 야 3당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은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대체토론 등 법안심사를 강행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은 "특정 정당이 특정법률안에 대해서 당의 입장과 다르다고 해서 법안 상정 자체에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해 정말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법안은 국회의원이 많은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발의하는 것이다. 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애초에 보건복지에는 여야가 없다며 협치를 다짐한 여당 의원들의 텅 빈 좌석을 보면서 국민이 얼마나 참담하겠는가"라면서 "(새누리당의 법안심사 거부가) 국민과 국익을 위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 역시 "법안에 여러 가지 복잡한 부분이 있어도 상임위원회에서 토론하자고 먼저 나서야 할 여당이 법안심사를 거부했다. 정치적 보이콧이냐"고 반문하면서 "지금이라도 새누리당은 명분 없는 (전체회의) 불참을 철회하고, 보건복지위 운영에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박인숙 의원은 법안 상정을 3당 간사가 합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법안을 3당 간사 합의에 의해서만 상정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상희 의원 "상임위원회 일정이 일주일 전에 결정됐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숙려기간 15일이 지난 법안은 자동으로 상정할 수 있다"면서 "소속당의 입장과 다른 법안이 상정됐다고 상임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새누리당을 이해할 수 없다. 국민에게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상임위원회 불참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태도다. 국민의 강한 지탄을 받아야 한다. 새누리당은 오늘의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규정에 따른 절차대로 대체토론 등 법안심사를 진행해달라"고 양승조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도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상임위원회 참석을 촉구하고, 절차에 따라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불참했어도) 논의를 진행해야 이런 (불참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양 위원장은 "첫 법안심사를 하는 전체회의에 새누리당이 불참해 유감이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지난 2013년 가습기 살균제 법안에 대해 특정 정단이 반대해 3년간 단 한 번도 심사하지 못했다. 이는 국회의 직무유기다. 어떠한 경우라도 법안 상정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개인적) 의지를 밝힌다"고 말하고, 대체토론을 진행했다.
한편, 대체토론에서 야 3당 의원들은 보건복지부에 정부의 '맞춤형 복지' 정책 추진을 연기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연기할 수 없다는 기존 태도에서 물러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