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8명 대상 설문조사, 54.4% "명확한 정의 필요"
88.3% "진단방법 개발 필요해" 한특위 "치료는 어떻게?"
대한한의사협회는 어혈(瘀血)에 대해 "국소적으로 혈액 순환이 정체되거나 성분이 변화된 것"이라며 "혈액이 정체되거나 피가 흐르는 속도가 떨어진 죽은 피, 더러워진 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양의학적으로 어혈은 아직 분명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으며, 한의학만의 독특한 용어"라면서 "어혈이 생기면 적혈구가 정상 직경의 10배 이상 크기로 응집하여서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이 안되고, 세포조직에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결국 노폐물이 쌓여서 세포조직이 죽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의사들의 상당수는 어혈이나 BSS의 원인과 명확한 정의가 모호하고, 객관적인 진단법이 없는 데 대해 답답해 하고 있다.
실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노르웨이 국립보완대체의학연구센터 등의 연구진이 1만 7550명의 국내 한의사를 대상으로 전자우편을 발송, 설문조사에 응답한 67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BSS 진단 연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54.4%(369명)가 'BSS의 명확한 정의'를 손꼽았다(복수응답). 이와 함께 '진단 장비 개발' 51.2%(347명), BSS에 대한 임상 진료지침 43.4%(294명), 보험이 적용되는 BSS 관련 KCD 코드 35.3%(239명) 등으로 답했다.
BSS 진단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52.5%(356명)가 '객관적인 측정 방법의 부족'을 들었다. 15.9%(108명)는 'BSS의 모호한 정의'를, 15.6%(106명)는 '진단 장비의 부재'를 지적했다.
응답자의 88.3%(599명)는 BSS 진단법 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 전혀 불필요하다거나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1%(14명)에 불과했다.
BSS에 대한 개념은 무엇이라 생각하냐?(복수 응답)는 질문에 ▲장기 및 조직에 비정상인 혈액 덩어리 78.0%(529명) ▲느린 혈액 순환 50.4%(342명) ▲어혈 45.9%(311명) ▲혈액 조성물의 장애 38.6%(262명) 등으로 답했다.
가장 중요한 BSS의 병리학적 메커니즘으로는 ▲내부 또는 외부 요인에 의한 조직 손상 및 염증 80.1%(543명) ▲혈전 또는 혈액류의 이상 72.1%(489명) ▲종양 47.6%(323명) ▲감염이나 유전적 요인에 의한 혈액의 구성 요소 이상 38.2%(259명) 등으로 답했다.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상당수 한의사들이 BSS의 개념에 대해 명확히 답하지 못하고 있고, 진단 방법 역시 객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면서 "한의사 자신들 조차 BSS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객관적인 진단 방법도 없는 상태에서 환자들에게 한약을 팔거나 한방 치료를 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설문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BSS가 중요함에도 한의사 사이의 개념화와 혈액 정체 증후군의 활용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객관적인 BSS 진단도구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연구결과는 미국국립도서관 건강의학연구소(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가 발행한 <American Journal of Translational Research>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