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의학 교수들 "의사 증원안 재검토해야" 국민청원

예방의학 교수들 "의사 증원안 재검토해야" 국민청원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0.07.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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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부러워 하는 공공보건의료체계 있어 K-방역 성과
"열린 토론의 장 마련해 모두가 공감하는 해결방안 찾아내야"

청와대 국민청원 ⓒ의협신문
청와대 국민청원 ⓒ의협신문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예방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의사 4천명 증원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윤형 순천향대 교수를 비롯해 전국 예방의학교실에서 연구와 후학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예방의학자 15명은 7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당정 발표 의사 4천명 증원안 재검토를 부탁드립니다)을 통해 당정 의사 증원안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재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예방의학자들은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의사 1인당 인구가 1500명 수준에서 2010년 500명 수준으로 3배 증가한 점, 인구 10만 명당 의대 정원 역시 7.48명으로 미국(7.95명)·일본(7.14명)·캐나다(7.72명) 등과 비교해 적지 않은 점을 들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직속 의료발전특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의대 정원을 10% 감축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공계에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의대가 흡수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한 사례를 들었다.

예방의학자들은 현재 우리나라가 구축하고 있는 공공보건의료체계와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성과에 대해서도 짚었다.

전국 모든 시군구에 보건소를 설치, 약 1000명의 의사와 5000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농어촌 보건지소·보건소·지방 국공립병원에 약 3년간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가 3000명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농어촌·오벽지에 약 1800명의 보건진료원이 근무하는 등 세계가 주목하는 K-방역의 성과는 세계가 부러워 하는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예방의학자들은 "공중보건의사를 군의관과 같이 지방보건행정체계 내에서 효과적인 조직체계를 구축하여 역학조사관 및 필수의료 담당 의사로 활용하면 현재 증원하려고 하는 지역의사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며 "공중보건의사 중 일부는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기타 연구기관에 배치하여 충실한 연구자로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매년 대학(200명)과 개원가(500명)에서 은퇴하는 의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때라고 조언했다. 

대학병원에서 의사를 모집하면 3배수 이상 지원하는 점을 들어 의사 인력 수급도 모자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역병원에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부정기 계약, 인센티브에 따른 급여 등 안정된 직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예방의학자들은 "어려운 지방병원을 지원해 안정된 직장을 운영하면 지방병원 의사수급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방의학자들은 "학계, 의료계와 토론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의사인력을 4.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응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의사들의 사기를 매우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계, 의료계, 정부, 국회 등에서 활발한 토론을 거쳐 적정 의료인력 양성 활용방안 등 모두가 공감하는 해결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이들은 "우리나라 공공의료 발전과 국민건강 및 의료문제 등을 활발히 토론하는 열린 장을 마련해 모두가 참가하고 동의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국민청원에는 박윤형(순천향대)·고광욱(고신대)·김상규(동국대)·김춘배(연세대 원주)·김현창(연세대)·박순우(대구 가톨릭대)·박은철(연세대)·배종면(제주대)·윤태영(경희대)·이석구(충남대)·이성수(순천향대)·이혜진(강원대)·임지선(을지대)·채유미(단국대)·황인경(부산대)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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