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전공의 정원 통보…인턴 수도권 배치 비교해보니
수도권 정원 3~5명씩 줄고, 비수도권 1~6명까지 늘었다
말 많고 탈 많았던 내년도 전공의 정원 배치가 확정됐다. 정부와 학계의 줄다리기 끝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5.5대 4.5로 맞추는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각 병원별 '2024년 인턴 및 레지던트' 정원을 확정 공고했다.
앞서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을 사유로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배치 비중을 기존 6대 4에서 5대 5로 균등하게 맞추겠다고 했다.
의학회는 정부 의도에 공감을 하면서도 순차적 적용이 필요하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긴 샅바싸움 끝에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5.5대 4.5로 조정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내년 전공의 정원, 어떻게 달라졌을까.
[의협신문]은 수련환경평가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2024년도 전공의 정원 통보 자료 중 인턴 정원 조정 결과를 활용해 올해와 내년도 수도권과 전공의 정원 변화를 확인해 봤다.
그 결과 확실히 수도권 인턴 정원이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 89곳 중 절반이 넘는 56곳의 정원이 줄었다. 모집 인턴 정원도 올해는 1810명(정책적 별도 정원 제외)에서 내년 1661명으로 149명 줄었다. 전체 인턴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7%에서 52%까지 감소했다. 다만 정책적 별도 정원은 33명에서 58명으로 25명 늘었다.
구체적으로 정책적 별도정원을 포함해도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 인턴 정원은 적게는 한 명 많게는 5명까지 줄었다. 빅 5 병원을 보면 삼성서울병원은 80명에서 76명, 서울대병원은 86명에서 83명, 서울성모병원은 58명에서 55명, 서울아산병원은 106명에서 101명, 세브란스병원은 93명에서 89명으로 줄었다. 각각 3~5명씩 감소한 것.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중앙대병원 인턴 정원은 2명 줄었다. 국립암센터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강북삼성병원은 28명에서 25명으로 3명 감소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역시 39명에서 38명으로 1명의 정원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같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더라도 고려대 구로병원과 안산병원, 길병원, 인하대병원 정원은 변동이 없었다. 한양대 구리병원은 정원이 15명에서 16명으로 오히려 한 명 더 늘었다.
비수도권 인턴 정원 비중 43%→47.8%로 확대
반대로 수도권 이외 지역 주요 대학병원의 인턴 정원은 증가했다. 내년 비수도권 병원의 인턴 정원은 1523명(정책정원 제외)으로 올해 정원 보다 157명 늘어난 숫자다. 전체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에서 47.8%로 확대됐다. 대신 정책 정원은 46명에서 16명으로 30명 줄었다. 비수도권 병원 106곳 중 이 넘는 56곳에서 정원이 적게는 1명, 많게는 6명까지 늘었다.
정책 정원까지 포함했을 때 가장 많이 정원이 늘어난 곳은 부산대병원인데 올해 55명에서 내년도 61명으로 6명 증가했다. 영남대병원은 42명에서 47명으로 5명 늘었다. 동아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원광대병원,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조선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은 인턴 정원이 4명씩 증가했다.
대전성모병원, 강릉아산병원, 건양대병원, 경북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고신대병원, 단국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삼성창원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울산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도 각각 3명의 인턴 정원을 더 받았다.
인턴과 함께 공지된 1년차 레지던트 정원도 수도권은 줄고 비수도권을 늘었다는 것을 인턴 정원 조정 결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다만, 정원이 확정됐을 뿐, 실제 전공의 지원율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2024년도 전반기 레지던트와 인턴 선발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